정부 ‘디딤돌 대출’ 비수도권은 축소 안 한다

입력 2024-10-24 01:30
지난 17일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내걸린 디딤돌 대출 등 정보. 연합뉴스

실수요자 반발에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를 유보한 정부가 수도권에만 한도 축소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 “비수도권 적용 배제를 포함한 맞춤형 디딤돌 대출 개선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신청분에 대해서는 축소 조치를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도를 축소하는 수도권의 경우는 유예기간을 줄 예정이다.

디딤돌 대출은 연 소득 60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5억원(신혼가구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최대 2억5000만원(신혼가구 4억원)을 최저 2%대 저금리로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디딤돌 대출과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버팀목 대출이 올 하반기 가계 대출 급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일부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가 이달 들어 시중은행에 디딤돌 대출 취급을 제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14일부터 한도를 줄였고, 나머지 은행들은 2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출 한도가 갑자기 줄어든 실수요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는 한도 축소를 유예했다.

한편 은행권에선 4분기에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어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문턱을 계속 높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4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 주택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28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6에서 3분기 -22로 하락한 데 이어 6포인트 더 낮아졌다. 지수가 양수(+)면 대출 태도를 완화하겠다는 곳이, 음수(-)면 강화하겠다는 곳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권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집값 상승세는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6으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의 하락이다. 다만 수치가 여전히 100을 넘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보다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