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구촌 영적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기독교 행사가 열렸다. 제30회 국제교회성장연구원(CGI) 세계교회성장대회가 23일 웅장한 막을 올렸다. 참가자들은 오는 26일까지 열릴 대회를 통해 세계 교회 부흥의 현주소를 확인하면서 교회 성장의 노하우를 공유하게 된다.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개회 예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대성전에서 열렸다. 예배에는 해외 목회자 1500명을 포함해 국내 목회자와 성도 1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예배가 시작되자 대회에 참가하는 교회나 단체의 입장식이 진행됐고 이어 베데스다찬양대의 찬양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가 울려 퍼졌다. 팬데믹 이후 다시금 부흥을 꿈꾸는 세계 교회의 염원이 담긴 노래였다.
찬양이 끝나자 CGI 총재이기도 한 이영훈 목사가 가장 먼저 연단에 올랐다. 이 목사는 “그간 CGI를 통해 세계 교회에 공유된 교회 부흥의 꿈과 비전은 수많은 교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며 “CGI 덕분에 전 세계의 영적 황무지에 수많은 교회가 개척됐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많은 교회가 성장을 거듭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대회는 이론과 교리를 탐구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뜨거운 기도를 통해 부흥의 파도를 타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의 인사말이 끝난 뒤 첫 번째 강사로 무대에 오른 이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였다. 김 목사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CGI 설립자인 조용기(1936~2021) 목사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면서 “천국에서 이 대회를 보고 계시죠”라고 물었다. 그는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한국교회 성장 역사를 소개했고 어떻게 이 같은 부흥이 가능했는지 설명했다.
“언젠가 조 목사님이 제게 묻더군요. 하루에 기도를 몇 시간씩 하냐고. 제가 1시간쯤 한다고 답하니 조 목사님은 매일 5시간씩 기도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기도하니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부흥할 수밖에 없었던 거겠죠. 한국교회가 부흥한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겁니다. 성도들의 기도 덕분에 지금의 부흥이 가능했던 겁니다.”
김 목사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존 웨슬리의 감리교 신학이 세계에 퍼질 수 있었던 것도 결국엔 기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세계 교회에 필요한 것은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부흥을 바라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기도가 부흥을 가져온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기도하면 반드시 기적이 일어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외 목회자를 대표해 개회 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이는 미국 하와이 최대 교회인 킹스처치 원로목사인 제임스 마로코 목사였다. 그는 “성령의 은사만이 여러분을 변화시키고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대회 개최 기념 만찬도 열렸다. 만찬에는 대회 참가자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 황우여 전 부총리, 박진 전 외교부장관,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4일간 이어질 지구촌 교회들의 축제
CGI는 1976년 11월 만들어진 단체로 전 세계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번 대회에는 회원 성도 6억5000만명을 보유한 세계오순절협회(PWF) 총재 윌리엄 윌슨 목사를 비롯해 현재 세계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대회는 4일간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지에서 열린다.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26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기도 대성회다. CGI는 이 성회에 국내외 목회자와 성도 1만2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목사는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세대는 선교사가 세운 학교로 한국교회 역사와 함께한 곳”이라며 “이런 곳에서 세계 교회 대표들은 한국교회가 일군 부흥을 확인하면서 세계 평화와 교회 성장을 염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조승현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