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에서 동북권을 잇는 약 68㎞ 지상철도 구간이 지하로 내려가고, 지상 선로는 ‘연트럴파크’ 같은 대규모 녹지로 조성된다. 역사 부지는 상업·문화시설 등 복합개발로 새로운 경제 중심지가 된다. 서울시가 23일 발표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추진계획’은 지역 균형 개발과 녹지공간 확보를 위해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됐던 일인 만큼 환영할 일이다. 다만 사업비가 25조원 넘게 들고 기간도 20년 이상 걸리는 초대형 프로젝트라 환경과 사업성 등을 면밀히 고려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철도는 도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기반 시설로 서울역 영등포역처럼 주요 역사가 위치한 지역은 서울 대표 중심지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교통체증과 소음 문제, 생활권 단절, 주변 지역 노후화 등 부작용 탓에 도시발전의 걸림돌로 전락한 측면도 있다. 서울시가 시내를 관통하는 철도 지하화 추진 배경을 밝힌 이유다. 시는 시내 지상철도 구간의 94%인 67.6㎞에 달하는 선로를 지하화해 공원을 만들 계획인데 사업비는 총 25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면적 71.5만㎡에 달하는 역사 부지는 오피스·쇼핑몰·공연장 등이 합쳐진 시설로 개발하며 이를 토대로 사업비를 조달한다. 예상 개발 이익은 31조원으로 별도의 예산 없이 개발 이익만으로도 이 사업을 충당하고도 남는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 추계가 타당한지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개발을 통해 이익을 얻는 당사자로부터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평가도 나온다. 건축비가 많이 오르고 금리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채산성과 수익성이 맞는지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2028년 공사에 착수해 2045~2050년까지 역사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오랜 기간 거액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계획으로 수도 서울의 지도가 달라지는 일이다. 사업성은 물론 공사로 인한 환경 영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