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갑작스레 다가오신 예수님과의 만남

입력 2024-10-25 03:03

본문에는 처절한 관계의 고립 가운데 살아가는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가 있는 곳이 회당이라는 점입니다. 회당이 어떤 곳입니까.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곳이고, 이웃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곳인데 그런 회당에서 여인은 누구도 만날 수 없고, 관계를 통한 친밀함 또한 경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외로움에서 벗어나길 원했고, 사람들 틈에 섞이길 원했지만 그럴 수 없었고 그 세월이 벌써 18년 이상 됐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여인을 걸리적거리는 존재와 같이 여겼을지 모르지만, 예수님께서 여인을 부르시는 순간 여인은 은혜의 한복판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고립될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유가 순식간에 해결됩니다.

‘예수께서 보시고 불러 이르시되’ 예수님께서 여인을 부르는 순간, 회당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었던 주변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녀의 존재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여자여 네가 네 병에서 놓였다.’ 두 번째로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말씀하십니다. ‘놓였다’를 의미하는 헬라어 단어 ‘아폴뤼오’는 자유와 해방을 뜻합니다. 이는 그녀가 사탄의 매임에서 벗어났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게 그녀는 예수님의 선포와 함께 사탄의 매임에서 해방됐습니다.

‘안수하시니 여자가 곧 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지라.’ 마지막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 여인을 안수하셨는데, 안수를 통하여 여인의 질병을 치료하셨습니다. 영혼의 자유와 함께 육체의 회복을 주신 것입니다. 그러자 그녀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고백한 것으로 그토록 바라던 하나님과의 만남과 교제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우리도 이 여인과 같이 사탄에 매여 영적인 결박 가운데에서 하나님을 제대로 보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또한 질병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굳어버린 채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런데 본문을 가만히 보면 이 여인이 큰 기대와 간절함을 가지고 예수님을 만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여인은 그저 예수님의 눈에 띄었을 뿐이고, 예수님께서 그녀를 부르실 때 은혜의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예배의 자리에서 우리는 어쩌면 여인의 마음과 비슷한 마음으로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인을 보시고 부르신 주님께서 우리를 보시고 부르십니다. 내가 기도해야 하지만, 내 기도가 부족하다 할지라도 또한 내가 믿어야 하지만, 내 믿음이 부족하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이 모든 것을 덮습니다. 나의 기도와 나의 믿음 이전에 하나님의 선행적인 은혜가 나를 주장하고 다스립니다.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내가 붙잡히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 무엇을 해드리는 사람보다 하나님께서 무언가를 하시도록 자신을 내어드리는 사람을 더 좋아하시고, 더 기뻐하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그 사랑의 풍성함으로 우리 삶의 온갖 장애물을 뚫고 찾아오신 것을 말입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또 기대하면서 우리의 예배의 자리가 늘 이 여인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던 바로 그와 같은 은혜의 자리가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현철호 목사(서울 열방교회)◇현철호 목사는 서울시 양천구 열방교회에 3대 담임목사로 현재 열방아카데미 대안학교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열방교회는 사도행전 전략으로 그리스도의 온전한 공동체를 이뤄 지역을 섬기고 온 열방 땅끝까지 복음을 전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