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빼앗긴 교촌, 9년 만에 다시 스타마케팅

입력 2024-10-23 02:33
교촌치킨이 9년 만에 발탁한 브랜드 모델 배우 변우석.

교촌치킨은 배우 변우석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면서 9년 만에 ‘스타 마케팅’을 재개했다. 오랫동안 치킨 시장 1위 자리를 지키다 bhc와 BBQ에 밀려 3위로 추락한 교촌치킨은 강한 추격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교촌치킨은 “배우 변우석의 반듯하고 성실한 이미지와 교촌의 브랜드 가치 및 ‘진심경영’ 철학과 부합해 모델로 선정하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변우석은 올해 초 방영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배우다. 교촌치킨은 그간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는 대신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9년 전 배우 이민호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이후 연예인의 도움 없이 치킨 자체의 경쟁력을 강조해 왔다.

교촌치킨이 다시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는 이유는 신뢰도 회복과 매출 반등을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교촌치킨은 10년 가까이 치킨업계 왕좌를 유지했었지만, 매출 기준 2022년 bhc에 선두를 내준 데 이어 지난해에는 BBQ에도 추월당했다. 3사 중 지난해 매출이 감소한 곳은 교촌치킨뿐이다. 교촌치킨의 지난해 별도 매출은 전년 대비 14.6% 감소한 4259억원이었다. bhc와 BBQ의 매출은 각각 5.5%, 12.8% 증가한 5356억원, 4731억원을 기록했다. 호감형 배우를 활용하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주문량도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경쟁업체의 공격적인 스타 마케팅도 교촌치킨을 자극한 것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노랑통닭은 지난 2일 신규 모델로 배우 차은우를 발탁했다. bhc는 배우 황정민과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를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은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 변우석이 교촌치킨의 새 모델로 선정된 것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또 가격을 올리려고 하느냐” “모델료는 우리가 내게 되는 것이냐”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교촌치킨 관계자는 “모델 발탁과 메뉴 가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했다. 교촌치킨은 2018년 치킨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받겠다고 선언했고, 최근 3년 새 가격을 두 차례 올려 여전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교촌치킨이 3분기를 기점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맹지역본부 전환 마무리에 따른 유통구조 개선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 신제품 출시 및 신규사업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