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작품을 삭제하라는 민원과 불매운동에 직면한 네이버웹툰이 우려와 달리 별다른 매출 변동을 겪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누리꾼들이 온라인상에서 네이버웹툰 불매운동을 거세게 벌이고 있지만 실제 불매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다만 네이버웹툰은 성난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2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애플리케이션(앱)의 일간 접속자 수는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450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일별 접속자 수와 매출 변동률이 1%대로, 통상 수준이다. 일부 민원인들이 추진하고 있는 불매운동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을 향한 불매운동은 최근 네이버웹툰 ‘2024 지상최대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한 ‘이세계 퐁퐁남’에서 촉발됐다. 이 웹툰은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30대 남성이 이혼하는 과정의 일화를 담은 작품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퐁퐁남’이라는 단어가 성차별적이라고 주장하며 내용 수정·공모전 하차 처리·네이버웹툰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 같은 불매운동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왔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웹툰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네이버가 공시한 올해 2분기 웹툰 매출이 3829억원으로, 2위 사업자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부문(900억원)과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다.
IT 플랫폼 업체에 대한 온라인 불매운동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쿠팡이 지난 4월 로켓와우 멤버십 가격을 50% 이상 기습 인상하자 온라인상에 ‘탈퇴 인증’ 글이 넘쳐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으나 멤버십 가입자는 되레 증가했다.
다만 구독자 수와 수익성 관계가 밀접한 웹툰 산업 특성상 현시점에서 실적 타격이 작더라도 브랜드 평판 관리 차원에서 네이버 측은 여론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특정 작품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종합적 평가를 거쳐 2차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