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30거래일 연속 던졌다… 또 52주 신저가

입력 2024-10-23 00:02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3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역대 최장기 기록을 다시 썼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2%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5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3일 종가 5만4000원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 매도세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이 30거래일간 팔아치운 삼성전자 주식은 11조원이 넘는다. 기관 투자가도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1500억원어치 팔면서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 수요 부족과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지연 등의 이유로 미국 기술주가 이끄는 반도체주 강세에서 소외되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반도체주 상승에 편승하지 못한 것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21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4.14% 오른 14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40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3조525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총 1위인 애플(3조5950억 달러)과 불과 700억 달러 차이로 좁혀졌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지목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1% 내린 2570.70에 장을 마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현물 순매도 물량 2950억원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850억원이었다”고 짚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부진에서 삼성전자만 제외해도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부진에 대한 압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지난 8월과 9월에 비해서는 완화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전망도 낮아지고 있지만 전 분기 영업이익 쇼크가 발생하고 향후 실적 전망이 낮아지는 등 현재와 유사했던 과거 사례를 분석했을 때 결국 하락 추세는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