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7대 경합주 중 3곳(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을 방문했다. 해리스는 자신을 지지하기로 선언한 공화당 출신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함께 유세에 나섰다. 낙태에 반대하는 대도시 교외의 중도적인 공화당 여성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공화당 출신 여성 의원과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체니 전 의원은 낙태에도 반대해 왔다.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말번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우리를 비하하고 분열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 결과는 잔인할 정도로 심각할 것”이라며 “그가 하는 말은 촌극이나 웃음의 소재가 될 말들도 있지만, 미국 대통령이 되려 하는 사람의 말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것이 바로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이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로열 오크 행사에선 전날 트럼프의 맥도날드 방문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나는 맥도날드에서 일하든 다른 곳에서 일하든, 일하는 미국인들이 최소한 가족을 돌보고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현재 판세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226명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다 경합주 중 러스트벨트 3개주에 걸린 44명만 추가하면 정확히 과반인 270명을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남부 선벨트 경합주 4곳(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을 모두 내줘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트럼프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허리케인 ‘헐린’ 피해가 심각한 서부 지역을 찾아 부정 선거 음모론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그린빌 유세에서 “대선 후보보다 개표 사무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도 부정 선거를 저지르려 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가 공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를 본 적 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는 “아직은 못 봤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서 해리스와 체니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아랍 유권자들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부통령이자 지능이 낮은 카멀라 해리스 동지가 바위처럼 멍청한 전쟁 매파 리즈 체니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것에 매우 화가 났다”며 “조지 W 부시가 중동에서 터무니없이 전쟁을 하도록 밀어붙인 그녀의 아버지(딕 체니 전 부통령)처럼 리즈 체니도 모든 이슬람 국가와 전쟁을 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