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삐익’ 울리는 지진문자 이달 말부터 줄어든다

입력 2024-10-23 01:18
6월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기상청 제공

이달 말부터 지진재난문자 발송 체계가 개선된다. 발송 기준에 ‘진도’를 반영하고, 발송 단위를 시·군·구로 세분화해 실제 지진으로 흔들리는 지역 주민에게만 재난문자가 발송된다. 이에 따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소규모 지진 탓에 일부 서울 시민이 한밤중에 알림 문자를 받는 해프닝도 사라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28일부터 지진재난문자 송출 기준을 개선해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지진 규모에 따라 발생 지점으로부터 50∼80㎞ 반경 내 광역 시·도에 일제히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현재 방식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재난과 사실상 무관한 지역에까지 지진재난문자가 발송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규모 4.0의 경주 지진 발생 때는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당시 진동을 느끼지 못한 지역에까지 불안감을 준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반대로 지난 4월 규모 2.6의 경북 칠곡 지진 당시에는 진동이 있던 인근 지역에 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

정부는 문자 송출 기준을 규모 중심에서 진도 기반으로 개선키로 했다. 흔들림 정도를 나타내는 진도는 지진 에너지양을 나타내는 ‘규모’와 달리 진앙과 거리에 따라 상대적이다. 또 발송 범위를 광역 시·도에서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28일부터 규모 4.0 미만 지진의 경우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진도 2 이상의 지역에만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전국 송출 지진 문자는 지진 규모가 5.0 이상일 때만 발송된다. 정현숙 기상청 지진화산국장은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고 지진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