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외래 진료를 100차례 넘게 받아 ‘의료 쇼핑’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54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2500차례 넘게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 의료비의 70%가 넘는 금액은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됐다.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의료 쇼핑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외래 진료를 연 101차례 받은 인원은 54만2638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51만2970명) 대비 5.8%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70대가 18만635명으로 가장 많았다. 60대(13만9473명), 80대 이상(9만7934명) 순이었다. 10세 미만의 경우 가장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2020년 4999명에서 지난해 2만847명으로 4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는 50대 남성 A씨였다. A씨는 홀로 2535차례 외래 진료를 받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의료기관을 7차례 이상 찾은 셈이다. 이 환자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기타 연조직(힘줄·인대·혈관 등) 장애를 이유로 주사 치료 등을 받아 3956만9000원가량의 진료비를 지출했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금액은 2625만3000원에 달했다.
두 번째로 외래 진료 횟수가 많았던 40대 여성(1856차례)은 등 통증을 이유로 주사 치료를 받으며 3533만9000원을 지출했다. 여기에는 2464만4000원의 급여비가 적용됐다. 박 의원은 “의료쇼핑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중요한 원인”이라며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