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가을비가 야속해… KS 1차전 사상 초유 ‘서스펜디드’ 선언

입력 2024-10-22 02:25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되자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31년 만의 한국시리즈 개막전에서 사상 초유의 강우 서스펜디드게임(Suspended Game·일시정지 경기)이 선언됐다. 경기 시작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어렵사리 열린 경기였지만 기다린 보람이 없었다. 경기 전 3차례나 깔렸다 걷히길 반복했던 방수포는 결국 1만9300명의 관중이 모두 퇴장한 뒤에도 그라운드에 남아 있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6회초 삼성의 김헌곤이 솔로 홈런포를 터트리며 삼성이 선취점을 낸 상황에서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경기가 우천 중단된 탓이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역사상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단된 경기는 22일 오후 4시 삼성의 6회초 공격 상황에서 재개된다. 만약 이 경기가 5시30분 이전에 종료되면, 6시30분에 예정대로 2차전을 개시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정도 날씨가 변수다.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23일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천 취소 시, 경기는 하루씩 순연된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선수들이 더 차분하게 경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선발 로테이션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진만 삼성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와서 선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 전부터 기대를 끌었던 ‘명품 투수전’은 5회까지만 유효했다. KIA에선 부상에서 돌아온 정규리그 평균자책점 1위(2.53) 네일이, 삼성에선 다승 공동 1위(15승)에 빛나는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등판해 5이닝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팽팽한 0의 균형은 6회 들어 깨졌다. 6회초 선두 타자 김헌곤이 네일의 스위퍼를 제대로 공략해 솔로 홈런포를 터뜨렸다. 삼성이 선취점을 내자마자 승부의 추는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이어진 타석에서 디아즈에 볼넷 출루를 허용한 네일은 곧바로 강판당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장현식 역시 좀처럼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KIA는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변수는 이때 등장했다. 거세진 빗줄기가 선수들의 눈앞을 가리면서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약 45분 동안 경기가 우천 중단됐다. 앞서 경기가 열리길 1시간 6분간 기다렸던 관중들은 소득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광주=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