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선 여론조사 도움 대가로 김영선 공천 받아왔다”

입력 2024-10-22 00:11 수정 2024-10-22 00:11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명태균씨가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당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는 취지다. 다만 강씨의 증언 상당수가 명씨에게 전해 들은 전언인 데다 일방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여당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씨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등에 대한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명씨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 제보자이기도 한 강씨가 유튜브나 언론 인터뷰가 아닌 공적 자리에 얼굴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었다.

강씨는 김 전 의원 공천의 배경으로 김 여사를 지목했다. 그는 “(명씨가) 돈은 안 받아오고, 며칠 뒤에 (창원) 의창구 선거를 가야 한다고 해서 투입이 됐고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며 “김 여사가 공천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명씨가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 위해 진행한 여론조사 비용(3억7500만원)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강씨는 또 명씨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김 여사의 육성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 될 거에요”라는 내용의 김 여사 목소리를 명씨 휴대전화를 통해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오빠’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강씨는 김 여사 육성이 담긴 녹취파일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또 명씨가 김 여사와 통화하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없으며 녹음된 파일만 들어봤다고 말했다.

강씨가 제출한 녹취파일에는 김 전 의원이 “내가 알고 한 건 아닌데, 어쨌든 명태균 득을 봤잖아”라며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명씨 도움을 받은 점을 인정하는 듯한 육성도 담겼다.

여당은 강씨 증언이 명씨 발언에만 근거한 전언이라며 신빙성 문제를 제기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명씨 진술 외에 다른 객관적 근거는 없느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강씨는 국감장에서 명씨와 김 여사가 종종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도 내놨다. ‘명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주변에 자랑하면서 종종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는 이성윤의 민주당 의원 질의에 강씨는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다.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명씨가 김 여사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명씨의 말을 듣고 공식 일정을 바꾸기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씨는 “명씨가 ‘꿈자리가 사나운데 비행기 사고가 날 것 같다’고 김 여사에게 조언해 (김 여사가) 해외 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명씨가 김 여사의 꿈 해석도 해줬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