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의사 평균 보수가 전체적으로 늘어났지만 유일하게 소아청소년과 의사 보수는 16.3%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아청소년과와 달리 다른 과목들은 비급여 항목을 늘리면서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진료량을 늘려야 수익을 내는 현재 수가 구조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아청소년과는 환자당 진료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탓이다. 갈수록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0년 1억4322만원이던 전체 의사 평균 보수는 2020년 2억5442만원으로 77.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태조사를 한 21개 과목 가운데 유일하게 소아청소년과의 경우만 보수가 줄었다.
2010년 1억2995만원이던 소아청소년과 의사 평균 보수는 2020년 1억875만원으로 1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20개 과목이 일제히 보수가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20개 과목 보수는 평균 90.4%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가율이 가장 낮은 이비인후과는 28.2%였다.
가장 많이 오른 과목은 흉부외과(201.4%)와 재활의학과(137.3%), 마취통증의학과(134.3%), 신경과(113.2%), 비뇨기과(112.0%) 순이었다. 이른바 ‘피·안·성·정’으로 불리는 인기과도 증가율이 높았다. 피부과(68.2%), 안과(90.8%), 성형외과(39.5%), 정형외과(88.1%) 등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의료사고 위험이 적고 비급여 항목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과목의 보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흉부외과와 신경과 등 보수 증가율 상위에 오른 필수의료 과목의 경우 소아청소년과와 마찬가지로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들 과목 보수는 지역 의료 현장에서 의사를 구하기 어렵다 보니 고액 연봉을 내건 보수 조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독 소아청소년과 보수가 줄어든 건 비급여 항목이 제한적인 데다 진료량을 늘릴 수 없는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관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은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성인 환자와 달리 비급여가 적용되는 검사 행위 비율이 다른 진료과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환자와 보호자 진료 시 설명하는 시간이 길고, 환자 1명을 여러 명이 봐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의를 따지 않은 채 일반의로 진료를 보는 의사들의 보수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1억530만원이던 일반의 평균 보수는 2020년 1억9556만원으로 85.7% 늘었다. 같은 기간 개원의 평균 임금 역시 1억6811만원에서 3억137만원으로 배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병원에 소속돼 월급을 받는 봉직의 임금은 1억2458만원에서 1억9115만원으로 1.5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유나 이정헌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