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어버스 ‘먹는 치매약’ 후보 물질 5000억에 기술 수출

입력 2024-10-22 01:04
큐어버스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창업한 국내 기업이 먹는 치매약 후보 물질을 개발해 해외 제약사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계약 규모는 3억7000만 달러(약 5037억원)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기반으로 창업한 기업이 기술을 이전한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IST 창업 기업인 큐어버스가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술 이전 대상 기술은 지난달 서울대병원에서 임상 1상에 착수한 ‘CV-01’이다. 치매 치료제는 주사제가 대부분이지만, CV-01은 먹는 약으로 개발해 고령의 환자도 스스로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질병의 원인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성질이 커서 기존 뇌혈관부종 등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덕 KIST 박사는 “기존 약물은 12시간만 효능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반면에 CV-01은 48시간까지 지속적으로 효능이 나타나는 등 월등하다”며 “치매 걸린 쥐가 약물을 먹였을 때 정상 쥐와 가깝게 공간 인지 기능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큐어버스는 내년 말까지 임상 1상을 마치고 2026년도에 임상 2상에 진입해 향후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글로벌 개발권은 안젤리니파마가 갖고, 국내에서는 큐어버스가 개발을 이어가기로 했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CV-01은 치매, 뇌전증, 파킨슨병 등과 뇌 신경계 질환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기존 약물에 비해 차별성을 가지고 있고 안정성도 개선됐기 때문에 임상 승인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