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12) 신입사원 시절부터 주인의식 가지고 맡은 일에 최선

입력 2024-10-22 03:06
김진수 긱섬 대표가 근무했던 LRS 회사 건물. 2층의 일부만 연구실로 사용했다. 김 대표 제공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주인의식이란 주인과 같이 생각하고 주인과 같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식을 가진 자만이 주인이 될 수 있고 주인이 됐을 때 주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다.

미국 LRS 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쯤 되던 무렵이었다. 회사는 중요한 프로그램 개발 사업을 고객으로부터 따냈고 그 일을 마치기 위해 컨설팅 회사를 선택했다. 당시 초보인 나에게 그 사업을 온전히 맡긴다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는 위험 부담이 높아 컨설팅 회사에 의뢰한 것이다. 내가 할 일은 컨설팅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사업에 관한 일을 하면서 그들로부터 기술을 익히는 것이었다. 그 회사와 함께 일을 시작한 지 2주일이 지난 후 나는 혼자서도 그 사업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직속 상사에게 컨설팅 회사에 대한 비용 지불 방법을 물었다.

만약 시급제라면 나 혼자서도 능히 처리할 수 있으니 내게 맡겨달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면 계속 컨설팅 회사와 함께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급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사에게 그 사업을 나에게 맡겨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그 일을 맡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는 당시 한낱 고용인에 불과했고 단 한 주의 회사 주식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나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직원을 발견한다. 그들은 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인처럼 생각하고 일한다. 신입사원 시절 나 자신도 주인 같은 자세로 최선을 다했기에 오늘날 주인의 입장에 서게 된 것이라고 믿는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게 되면 일을 해도 피곤한 줄 모른다. 가끔 미국 프로골프 선수들의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한다. 한번은 구경꾼들과 같이 몇 홀밖에 걷지 않았는데 벌써 다리가 아파지고 피곤해졌다. 내가 골프를 칠 때는 무거운 골프 가방을 등에 지고 18홀을 마쳐도 별로 피곤한 줄 몰랐는데, 이상하게 구경만 하는 데도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 게임은 그들의 게임이었지 나의 게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은 그들의 게임을 나의 게임으로 만들어준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주인의식을 가졌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며 성공한 후에서야 자기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 왔음을 인식하게 된다. 그것은 주인의식 자체가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 습득된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성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인처럼 열심히 일했는데도 주인이 알아주지 않으면 나만 손해 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만약 주인이 당신의 노력을 몰라주면 당신이 주인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러나 주인의식이 없으면 주인이 될 수 없다. 당신에게 주인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지금 당신이 주어진 일만 하고 있다면 주인의식이 없는 것이다. 주인이라면 일이 계속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