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받은 뒤 살 빼야 당뇨 위험 낮춘다

입력 2024-10-22 04:12

암 진단 후 살이 찌면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뇨는 암 재발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만큼, 암 환자는 체중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조인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구혜연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팀은 국제 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 Treatment)’ 최신호에 암 진단 후 체중 변화가 당뇨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2016년 암 판정을 받은 26만4250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 전후 정상 체중 유지 그룹(16만3395명), 비만이었다가 정상 체중으로 변한 집단(1만9558명), 정상 체중에서 비만이 된 그룹(1만4625명), 비만 상태를 유지한 집단(6만6672명)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을 나눈 값) 25 이상으로 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상 체중 유지 그룹은 여성 비율이 높았고 상대적으로 어렸다. 이들과 함께 비만에서 정상 체중을 되찾은 그룹은 흡연과 음주를 덜 하고 대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비만 상태가 지속하거나 체중이 되레 증가한 그룹은 흡연과 음주 비율이 높았다.

4년의 평균 추적 기간 전체 대상자의 4.6%(1만2196명)가 당뇨병 진단을 새로 받았다. 정상 체중 유지 그룹 기준으로 당뇨 발병 위험은 비만 지속 집단이 2.17배로 가장 높았고, 정상 체중에서 비만이 된 집단도 1.66배 증가했다. 비만이었다가 살을 뺀 그룹은 위험도가 1.29배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른 한 연구에선 3200명의 암 환자를 당뇨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해 최소 7% 체중 감소를 목표로 생활습관 교정을 진행한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당뇨 발생이 58%나 줄었다. 구혜연 교수는 21일 “특히 유방암 환자들은 항암요법과 생활 양식의 변화로 체중이 빈번하게 증가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인영 교수는 “암 진단 후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암 치료에도 도움 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