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복음에 갈급하다, 교회가 본질을 전하지 못했을 뿐”

입력 2024-10-21 03:03
장종현 백석대 총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 대학원에서 열린 개혁주의생명신학회·한국개혁신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개회예배 설교를 전하고 있다.

신학학술대회에서 MZ세대가 기독교 신앙에 무관심하다는 오해에 경종을 울리는 주장이 나왔다. 차성진 모두교회 목사는 19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 대학원에서 열린 공동학술대회에서 “MZ세대는 복음에 갈급해 있으며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전할 때 그들이 신앙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차 목사는 흔히 MZ세대에 붙는 꼬리표를 언급했다. ‘지루한 것을 싫어하고 깊은 문제에 무관심하며 자극적인 콘텐츠에만 끌린다’는 지적이다. 차 목사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MZ세대는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깊이 탐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성진 모두교회 목사.

그는 “유튜브에서 인문학과 기초과학을 다루는 채널에 수백만 명의 청년이 몰린다”며 “청년들이 진지한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건 오해”라고 했다. 청년들은 겉으로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다는 것이다.

차 목사는 청년들의 갈증을 해결해 줄 방안으로 복음을 조명했다. 그가 말하는 복음은 단순한 종교적 교리가 아니다. 인간의 죄와 타락으로부터 구원받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변화의 메시지다. 차 목사는 “복음은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고 예수님의 희생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과 삶의 목적을 제시한다”며 “복음은 우리의 죄를 인정하고 예수님의 희생을 통해 구원을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청년들이 찾는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장치가 아니라 삶의 방향과 존재의 의미를 제시하는 복음 그 자체라고 말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의 청년들이 이단에 가장 많이 빠진다는 통계를 근거로 든 차 목사는 “이들은 복음에 무관심하지 않다. 교회가 그들에게 복음의 본질을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단이 틀린 답을 제시하지만, 그 교리 속에서 청년들이 존재 가치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대형 LED나 화려한 찬양사역이 청년 사역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는 현실도 반박했다. 그는 “복음만으로 충분히 청년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며 “외적인 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복음 그 자체를 전할 때 더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회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갈 때 MZ세대도 신앙을 받아들이고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차 목사는 ‘뭐가 됐든 행복하면 됐지’라는 가사로 잘 알려진 노래 ‘HAPPY’를 부른 ‘노을’이의 아버지이자, 이 곡을 직접 작곡한 주인공이다(국민일보 4월 29일자 33면 참조). 그는 유튜브 채널 엠마오연구소를 통해 기독교 변증과 복음을 쉽게 전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학술대회는 개혁주의생명신학회와 한국개혁신학회가 마련했다. 신학이 고도화됨에도 교회가 대사회적 영향력을 잃어가는 역설적 상황에 대해 신학자들이 성찰에 나섰다. 장종현 백석대 총장은 개회예배에서 “신학이 학문으로만 이해되면 성경의 본질에서 벗어나 사변화된다”고 설교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