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난제 안은 한동훈… 尹, 어느 선까지 수용할까

입력 2024-10-21 00:23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용산 대통령실 차담 회동을 앞두고 여권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 대표가 지난달 24일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에 차담 형식으로 양쪽이 마주 앉게 됐지만,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 등 난제들이 여권을 둘러싼 상황이다. 특히 한 대표가 최근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과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 대표 주변에서는 ‘김건희 리스크’ 해소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20일 통화에서 “김 여사 문제를 비롯한 당정의 대국민 신뢰 회복 방안이 1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여권을 흔드는 폭로를 이어가는 명태균씨 문제 해소를 위한 대통령실 차원의 조치 필요성도 한 대표가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착 상태인 의·정 갈등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대통령실과 정부의 지원을 윤 대통령에게 건의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정 갈등이야말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민생 현안으로 한 대표가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담의 성패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 건의를 과연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 관련 리스크를 두고는 여당 내에서도 인식 차가 여전히 크다. 한 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인사는 “회담의 성과가 없다면 용산은 더욱 더 코너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전날 한 방송에서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고 여론이 계속 악화될 경우 (야당이 발의한)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정감사 및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한 대표의 공개 요구를 두고 ‘월권’ ‘하극상’이란 비판도 나온다. 영남의 한 친윤계 의원은 “영부인의 거취를 여당 대표가 왈가왈부하는 건 월권”이라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 문제도 대통령의 인사권 문제인 만큼 한 대표가 직접 거론하기보단 분위기 전달 선에서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집권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언론을 통해 대통령 인사권까지 거론하면서 할 얘기 다 해놓고 만나서 무슨 할 얘기가 더 남았는지 모르겠다”며 “신뢰의 기반이 없는 독대는 독대가 아니라 하극상이나 담판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회동이 끝나는 대로 국회로 돌아와 결과를 직접 브리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를 향해 “이번에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못 낸다면 정부와 공멸을 피할 수 없다. 최소한 윤 대통령으로부터 김 여사 특검 수용에 대한 확답을 받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종선 구자창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