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의 지분을 수차례 매각하려다 실패한 넥슨(지주사 NXC)과 SK스퀘어가 외부 호재만 바라보고 있다. 추가 자금 수혈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코빗 지분 매각 작업을 벌여왔던 최대주주 NXC, 2대 주주 SK스퀘어는 수차례 실패 후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대형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사업에 눈독을 들이면서 코빗 매각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실제로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이 큰 관심을 보이며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됐다. 그러나 각각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고객 돈 700억원 횡령·사기 사건 등 금융사고 여파로 협상이 좌초됐다. 이후에도 복수의 사모펀드와 접촉하며 원매자를 찾았지만 매각 작업은 녹록지 않았다. 현재 코빗의 시장점유율은 0.5% 수준에 머무르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매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SK스퀘어가 2021년 말 약 900억원을 투입해 코빗 지분 32.6%를 사들일 당시 코빗의 기업가치는 3000억원이었지만 이후 점유율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재는 2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아무리 리밸런싱이 급하더라도 헐값에 팔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NXC도 매각이 난항을 겪자 올해부터 매각 의사를 거둬들이고 지주사 아래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SK스퀘어 보유 지분을 NXC에 넘기는 협상도 이뤄졌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현재 두 주주는 외부 호재를 기다리며 시장을 관망하는 상황이다. 코빗의 추가 자금 수혈 요청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주주 모두 코빗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밸류업 이후 매각 등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