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한 대표 회동, 김 여사 문제 등 현안 해법 내놓길

입력 2024-10-21 00:3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늘 회동한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통령실이 미온적 입장을 나타내다 한 달이 지나서야 겨우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 회동 형식을 놓고서도 한 대표가 당초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으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기로 해 3자 회동으로 만난다고 한다. 시일도 많이 늦어졌고 형식에서도 샅바 싸움을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어렵사리 성사된 만큼 반드시 성과를 내는 회동이어야 할 것이다.

이번 만남은 시기적으로 중요한 때에 열린다. 윤 대통령은 내달 10일이면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된다. 하지만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여당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여기에다 의정(醫政) 갈등이 9개월째 지속되는 등 주요 개혁 과제들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민생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동에선 이런 문제들을 타개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할 의미 있는 결과물이 도출돼야 한다. 그래야 국정에도 동력이 생기고 임기 후반기를 보다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다. 지난달 24일에 있었던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회동처럼 밥만 먹고 끝나선 안 된다. 이번마저 ‘빈손 회동’으로 그친다면 국민이 집권세력 전체에 등을 돌릴지 모른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계속 국정의 발목을 잡아 온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을 꼭 내놓아야 한다. 한 대표는 이미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관련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밝힌 바 있다. 꼭 이대로는 아니어도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김 여사 명품백 수수와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63%가 특검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보수층에서도 특검 찬성 여론(47%)이 반대(46%)보다 높았다. 또 보수층의 65%는 ‘김 여사가 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 윤 대통령은 이런 민심을 살펴 여사 문제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내놓길 바란다. 지도부 중간평가 성격이기도 한 10·16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선방한 것도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라는 주문이었을 것이다.

아울러 이번 회동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신뢰 관계를 조속히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 집권세력 내 빈번한 감정 싸움은 국정의 동력을 깎아먹고 결과적으로 국민들만 힘들게 할 뿐이다. 또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만나는 게 지금처럼 어려워서도 안 된다. 오늘 이후에는 언제든 긴밀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좋게는 정례적인 회동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