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연속인 인생에서 누구를 만나느냐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내 삶에 용기와 기쁨을 주고 살맛나게 하는 ‘플러스 인간관계’가 있는가 하면, 만날 때마다 힘이 빠지고 내 마음과 시간과 정신을 갉아먹는 ‘마이너스 인간관계’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기록된 야곱과 그의 외삼촌인 라반의 관계는 전형적인 마이너스 관계였습니다. 라반은 ‘외삼촌과 조카’라는 관계로 야곱을 철저하게 이용했습니다. 둘째 딸 라헬을 사랑하는 야곱의 마음을 이용해 노동을 착취하고, 야곱의 품삯을 10번이나 변경해서 자기 몫을 챙겼습니다.
야곱은 그동안 자신을 끊임없이 속이는 외삼촌의 태도에 억울함과 분노를 갖고 서러운 세월을 라반 밑에서 20년 간이나 살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긴 시간 교활한 라반 밑에서 일하는 동안 아버지의 집을 도망치듯이 떠났을 때 벧엘에서 만나주신 하나님의 약속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았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내가 너를 복주고, 너를 축복의 통로로 삼고, 내가 너를 다시 고향땅으로 돌아오게 하겠다”(창 28:15)고 하셨던 하나님의 약속이 험악한 상황 속에서도 그를 지탱해 줬습니다. 이런 삶을 통해 야곱은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되어 다른 사람을 윤택하게 만드는 복의 통로로 변화된 것입니다.
야곱의 변화는 라반이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그대로 있으라”(창30:27)고 말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복은 야곱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고백입니다. 모든 복은 하나님이 주신다는 진리를 교활한 사업가 라반도 깨달았던 것입니다. 또한 야곱도 자신을 통해서가 아니라 복의 근원인 하나님께서 자신을 도구로 사용하여 외삼촌이 복을 받게 된 사실을 확인시켜 줍니다.
오늘 본문의 야곱의 삶을 통해 깨닫는 중요한 사실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의 통로가 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사실입니다. 야곱의 인생도 훌륭하지만 성경 속에서 모든 이들에게 복이 되는 삶을 사신 대표적인 모범은 예수님이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를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복이 되는 인생이 되기를 원한다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적용점을 가져야 합니다. 첫째, 만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잘 알기 위해서 자신의 영성 관리에 힘써야 합니다. 진정한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제대로 알아야 효과적으로 복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알기 위해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는 자리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만나는 영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져야 합니다. 내가 만나서 복이 되고 싶은 영혼이 어디에 관심이 있고, 어떤 말을 좋아하고, 궁극적으로 무엇을 기대하는지 아는 만큼 우리는 그 영혼에게 실제적으로 복이 되는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대가를 바라지 말고 할 수 있는 한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나에게 구원의 복을 주시기 위해 아무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물과 피를 다 쏟아주신 것처럼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랑하고 섬긴다면 그 영혼은 진정한 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만나는 누구에게나 복이 되는 인생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이상화 목사(서울 서현교회)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서현교회는 1965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복음의 진정성과 균형을 유지하며 성숙을 지향해 온 생명공동체입니다. 예배공동체 교육공동체 교제공동체 봉사공동체 전도공동체를 5대 가치로 품고 지역과 함께 살아 숨쉬는 교회로의 사역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