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교육 성과 잇되 한계는 넘어서겠다”

입력 2024-10-18 01:23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정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학교에서 폭력, 교권 침해, 갈등이 사라질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17일 취임 일성으로 “혁신교육의 성과는 잇되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1년8개월 임기를 시작한 정 교육감은 교육 양극화 해소를 우선 추진 과제로 내세웠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선 “신중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취임사에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은 아닐 것”이라며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워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서울 교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학력 격차 해소와 역사 교육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으면서 “교육 양극화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학생을 지원해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해 나가겠다”며 “대학, 지역사회, 전문기관 등과 연계해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학력 진단을 위해 진단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제고사 부활은 학교 현장의 큰 재앙”이라며 “교육적인 맥락에서 학습진단치유센터 도입과 교육 양극화지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를 자신의 취임 1호 정책으로 제시했다.

역사 교육과 관련해서는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으로 역사 왜곡, 친일 교육 등과 같은 퇴행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과 같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며 “디지털 성범죄, 학교폭력, 교권 침해 등과 관련해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지난 10년 혁신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있는 학교 문제에 그동안 진보 교육감이 관심을 덜 가진 건 사실”이라며 “모든 교육 현장에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보며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전날 정 교육감은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자치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학생인권조례로 교권 침해가 많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경우 조례를 다시 발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폐지 결론이 나오지 않은 만큼 더 생각해보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4월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폐지안이 통과됐지만 시교육청의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며 효력을 잃지는 않았다.

최원준 김용현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