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업장을 정리중인 저축은행권이 4분기 금리 인하를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79개 저축은행은 200억원 중후반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권은 부동산 PF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 1분기 1543억원, 2분기 3804억원의 적자를 냈다.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 재구조화 등으로 부실 정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 PF 여파가 다소 해소되면서 저축은행은 4분기 여신 확대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저축은행권은 1금융권보다 예금 금리를 더 얹어주면서 수신고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00조9568억원으로 전월 99조9128억원보다 1조440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의 증가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저축은행에 호재다. 예금 금리 하락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져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3분기는 실질적으로 수익이 창출됐다기다는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입하며 회계상 실적이 개선된 것인데, 4분기부터는 실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 당국이 2금융권에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하라는 입김을 넣고 있지만 저축은행권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주문에 따라 가계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의 대책을 시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저축은행은 애초에 가계대출 규모가 크지 않아 실적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