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다음날 ‘금배추’ 수확하며 ‘민생’ 외친 이재명

입력 2024-10-18 01:1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장철을 앞둔 17일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고랭지 배추밭을 찾아 직접 수확한 배추를 다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재보궐 선거 이튿날인 17일 강원도 평창 배추 농가를 찾아 직접 배추를 수확했다. 현장에서 농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한 이 대표는 ‘농작물 수입허가권 해당 농가 부여’를 입법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평창의 한 고랭지 배추밭을 방문해 배추를 수확한 뒤 농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기상이변으로 배추 등 농작물 가격이 치솟자 이에 대한 입법·정책적 해결책 마련을 위해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 대표는 “농작물 가격 급등 문제로 모두가 괴로운 상황”이라며 “기상이변에 대비한 중장기적 계획과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민들의 입장을 듣던 중 “농업생산이 들쭉날쭉한데 정부는 가격이 폭등하면 (농작물을) 수입한다. 농민들은 이래도 저래도 손해”라며 “농가들이 수입 쿼터를 갖게 해 쿼터를 판매한 이익을 해당 농가가 갖게 하는 것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 위원장에게 “농해수위에서 (법안을) 좀 준비해 달라. 당론으로 만들어서 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것도 거부권을 행사하려나. 빨리 (추진)하자”고 발언했다.

이 대표가 선거 이후 바로 강원도 배추밭을 찾은 것은 민생을 챙기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민생과 실용 중심의 정책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섰을 수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재보궐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부산 금정 등 보수 우위 지역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가도 나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 역시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22.07% 포인트 격차로 패배한 대목을 가장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정권의 의혹 규명을 위한 역할을 다하면서도 동시에 민생 악화에 대해 이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이 대안정당, 수권정당 면모를 보이는 ‘투 트랙 전략’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향후에도 민생·경제 관련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 전당대회 슬로건인 ‘국민 옆에 이재명’ 문구처럼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민생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던 것처럼 재계 목소리를 듣는 행보도 늘릴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 민심을 받들어 정권의 퇴행을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