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팀 코리아’로 경제안보 불확실성 극복해야

입력 2024-10-18 00:31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컨벤션홀에서 ‘글로벌 경제안보 전쟁-한국의 생존전략’ 주제로 열린 2024 국민미래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그동안 우리나라에 안보와 경제는 구분된 주제였다. 안보는 대북 억제력에 국한됐고 미국과의 동맹 강화로 풀어나갔다. 세계화·자유무역의 물결에 올라탄 한국은 최대 시장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수출에 전념하면서 경제의 도약을 이뤄냈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이런 흐름을 상징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최근 패러다임의 급변을 마주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 머물던 중국이 압축 성장의 힘을 바탕으로 미국의 위상을 위협하자 미·중 갈등이 불거졌다. 중국의 국가주의·권위주의식 행보가 다른 국가와 번번이 마찰을 빚어 왔다. 여기에 팬데믹 재난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화에 따른 상호 의존적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여줬다.

국가 간 의존·연결이 상호 경쟁, 독자생존으로 대체되고 있는 흐름, 경제와 안보가 따로 놀 수 없는 현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겐 위기다. 하지만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오기에 이를 잡고 도약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민일보가 17일 개최한 국민미래포럼 ‘글로벌 경제안보 전쟁-한국의 생존전략’은 이를 숙고한 시의적절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세계화가 균열되는 혼란의 시대를 냉철히 통찰해 기회의 문을 열자고 호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특별강연에서 전략적 유연성의 중요함을 역설했다. 오 시장은 “경제와 안보가 하나된 지금은 유연한 대응 전략을 통해 한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여러 시장에 접근할 다원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하다고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직성에 대한 경고였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경제안보 패러다임을 잘 활용한다면 디지털 교역과 소프트파워 등 우리의 강점을 극대화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뒤떨어진 법 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치권의 각성과 다짐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나온 건 반갑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의회 외교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 신흥국과의 전략적 협력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정치권의 반성과 함께 불확실성의 실마리를 국회가 풀겠다고 했다. 국민의 희망을 결집하고 통합하는 정치권의 역할은 혁신, 첨단기술 개발보다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할지 모른다. 사회 갈등과 분열의 온상인 정치권이 포럼에서 한 발언을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원팀코리아의 동력으로 생존이 달려있는 경제안보 시대를 헤쳐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