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영종 국제학교 공모… 인천경자구역, 글로벌 인재 요람으로

입력 2024-10-21 00:34
인천 청라 달튼 외국인학교 졸업생들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외국교육기관(국제학교) 공모를 시작했다. 이곳에 국제학교가 개교하면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에 이어 영종까지 모두 국제학교를 갖추게 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차별화된 교육인프라 구축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학교(외국인학교 포함), 인천글로벌캠퍼스(IGC), 해외 명문대학 연구소 등을 통해 IFEZ는 글로벌 인재의 요람으로 급부상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외국교육기관(국제학교) 공모를 시작했다. 이번 공모의 목표대로 영종 미단시티에 국제학교가 오는 2028년 개교하면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에 이어 영종까지 모두 국제학교를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IFEZ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교육도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재 송도에는 채드윅 송도 국제학교·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 청라에는 달튼 외국인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공모로 추진되는 영종 국제학교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공모는 인천시 중구 운북동 1280-4∼6번지 교육연구시설 용지 9만6000㎡에 국제학교를 설립·운영할 사업자를 찾는 것이 골자다. 사업제안서 접수는 내년 1월 10일까지다. 이후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1분기 안에 협상을 거쳐 구체적인 국제학교 건축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해외 명문학교를 유치해 외국인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영종 미단시티 투자 유치·활성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반영해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지던 기존 국제학교 유치 사례에서 벗어나 공모를 추진하게 됐다. 또 주민 눈높이에 맞는 해외 명문학교 유치를 위해 명성도, 역사, 졸업생 현황, 학업성취도 등을 공모 지침에 반영한 상태다. 특히 영종은 파라다이스시티,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DHL 등 외국투자기업 유치로 국제학교 설립 요구·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설립 부지는 개발사업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iH)가 제공한다. 인천경제청은 앞서 국제학교 설립 관련 최적의 토지이용방안 마련을 위해 iH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 설립 심사 및 인가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 인천시교육청과도 업무 협의와 워크숍 등을 진행해 국제학교 설립 절차의 적법성을 검토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번 공모와 함께 송도에 추가 국제학교를 유치·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는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추진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은 20일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국제학교 설립을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처음으로 영종 미단시티에 해외 명문학교를 국제학교로 유치·설립하는 공모를 시작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이번에 들어설 국제학교가 미단시티 등 영종 발전을 견인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와의 적극적 교류를 통해 주민들의 자랑이 될 수 있는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 교육 허브 IGC

국제학교와 함께 IFEZ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력에는 국내 최초의 외국대학 연합 캠퍼스인 IGC도 있다.

송도에 자리한 IGC에는 지난 2012년 미국 뉴욕주립대학교를 시작으로 2014년 벨기에 겐트대, 미국 유타대와 조지메이슨대가 입주했다. 이어 2017년 뉴욕주립대의 패션 기술대(FIT)가 추가로 문을 열면서 해외 명문대학 5곳이 IGC에 터를 잡았다.

이들 해외 명문대학과 함께 IGC는 글로벌 교육 허브로 성장했다. 지난 2012년 45명에 불과했던 학생은 올해 봄학기 기준 4225명으로 늘어났다. 충원율은 94.1%에 이른다. 지난해 4월 1일 기준 서울에 있는 4년제대 평균 재학생 충원율(정원 내) 96.9%와 비교해도 2.8% 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IGC는 분교가 아닌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는 확장캠퍼스이기 때문에 높은 취업률과 학업성취도를 보인다. 산학협력에 대한 기대치 또한 높다. 최근 IGC 졸업생 1400여명은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기업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공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제청은 IGC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인천시와 함께 해외 명문대학 추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매네스 음대, 영국 사우샘프턴대 등과 캠퍼스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예산 협의 등 필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매네스 음대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의 모교로 지난 1916년 설립돼 유명 클래식 음악인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사우샘프턴대는 항공우주공학, 전기전자공학, 해양학, 조선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위상을 자랑한다. 이들 해외 명문대학이 설립되면 IGC는 과학기술, 인문학,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글로벌 캠퍼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GC를 중심으로 하는 IFEZ의 산학연 기반도 탄탄하다. 지난 2021년 6월 미국 스탠퍼드대의 한국스탠포드센터에 이어 겐트대 부설 마린유겐트연구소까지 8월 문을 열면서 스마트시티 연구뿐 아니라 해양 신산업 육성, 바이오·환경·에너지·식품 관련 기술 사업화, 글로벌 연구 인재 양성 등도 본격화 단계에 들어섰다. 마린유겐트연구소의 경우 해양과 환경, 바이오 융복한 연구 등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힐 뿐 아니라 교수 및 연구진 규모만 500명에 달한다.

윤 청장은 “외국대학 및 연구소 유치는 본교 이사회 심의, 인력 파견 등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수 인재 유치와 IFEZ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