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 주신다고 했는데, 잠금장치가 있나

입력 2024-10-21 03:05

Q :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신다고 했는데 천국에도 잠금장치가 있는지요.

A : 자물쇠의 시작은 BC 40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시대에는 나무로 만든 자물쇠를 사용했고 로마시대에는 철로 만든 자물쇠가 등장했습니다. 현대에는 전자도어록, 카드키, 생체인식기술 그리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보안을 제어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주신다는 ‘천국 열쇠’는 쇠붙이로 만든 열쇠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천국은 신령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철문이나 잠금장치가 필요하지 않으며 그곳에는 천국 문을 지키는 문지기도 없습니다.

다윗 왕국에서는 엘리야김이 국고를 관리하며 열고 닫는 열쇠를 맡았으나 부정한 관리로 인해 경질됩니다.(사 22:22) 요한계시록 3장 7절에서는 예수님께서 ‘다윗의 열쇠’를 가지셨다고 말씀합니다. 천국의 문을 열고 닫는 권세와 구원을 허락하시는 전적인 권한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열쇠를 주겠다고 하신 말씀에 대해 천주교는 이를 베드로가 교회의 전권을 맡았으며 그의 후계자인 교황이 그 권한을 계승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나 개혁신학자들은 이 말씀을 “베드로가 이방인에게 복음의 문을 여는 사명을 주신 것”이며 “사도직을 맡긴 것”으로 해석합니다. 즉 이는 베드로가 사도로서 거룩한 사명을 맡아 구원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사역할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천국에 들어갈 때 베드로가 가진 열쇠로 문을 여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 외에 그 누구도 천국 열쇠를 가질 수 없으며 그분 외에는 구원의 길이나 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황이 천국의 열쇠를 소유했다고 주장하며 전권을 휘두른 데서 중세교회의 타락이 시작됐습니다.

지상교회는 많은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끄는 사명을 맡았지만 천국 입성의 열쇠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주신 열쇠는 금속 열쇠가 아닌 신령한 열쇠이며 이는 사명의 열쇠로 해석하는 것이 바른 해석입니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

●신앙생활 중 궁금한 점을 jj46923@gmail.com으로 보내주시면 이 지면을 통해 상담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