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온누리교회(이기복 목사)에 다니는 오현정 안수집사는 9년 전부터 탈북민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오 집사가 선교하는 방식은 남다르다. 탈북민 정착 지원 기관인 서울북부하나센터에서 정착도우미로 활동하는 것이다.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민은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과 하나센터를 거친 뒤 하나재단 등의 협조를 받아 우리 사회에 편입된다.
오 집사는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는 탈북민에게 안정적 정착을 돕는 방식으로 그들과 접촉점을 만들었다. 거주지를 알아봐주거나 대안학교 또는 일반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졸업 후 취업을 함께 고민해 주는가 하면 군 복무와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멘토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 집사는 자연스럽게 복음을 제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식사할 때 의례적으로 기도하고 밥을 먹었는데 이걸 보던 탈북민이 ‘교회 다니냐?’고 물었어요. ‘그렇다’고 했더니 자신이 중국에서 선교사의 도움을 받았던 기억을 얘기하더군요. 자연스럽게 교회로 인도하게 됐습니다.”
탈북민들은 진심으로 돕는 정착도우미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오 집사의 지론이다. 그의 도움으로 믿음의 가정을 이룬 탈북민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서 자녀가 태어나면 오 집사의 자녀가 되기도 한다.
“제게 가족이 많아졌습니다. 세 명의 딸이 생겼고 그들이 가정을 이뤄 자녀를 낳았습니다. 제가 이모부가 되고 작은아빠가 되기도 합니다. 이 모두가 기관(하나센터 등)을 통해 얻은 선교의 열매들입니다.”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접하는 주요 기관을 선교에 활용하는 방안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서울 남서울은혜교회(박완철 목사)에선 통일선교를 위해 연합하는 현장사역자들의 공동체인 통일선교사역교회연합(통사연) 모임에서 ‘기관 활용’ 탈북민 선교 방안들이 제시됐다.
우선 하나원 안에 있는 하나교회에 출석하는 탈북민 교육생이 하나원을 수료한 뒤에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 교회가 하나교회와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하나재단을 통해 탈북민의 현실적 문제 해결을 도와줘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하나센터를 통해서는 지역사회 정착도 도와줄 수 있다. 하나센터는 탈북민 거주지에서 가장 밀접하게 생활 전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 집사의 경우처럼 이곳에서 탈북민 정착도우미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가장 가까이서 탈북민을 전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