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3파전’ 전남 영광 최고 투표율

입력 2024-10-17 00:17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열린 16일 용산구 용산공예관 투표소에서 기표 후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6일 전국 4곳에서 치러진 기초자치단체장 재보궐 선거에서 전남 영광이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했다. 접전을 펼쳤던 부산 금정은 기대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6시 현재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곡성군과 영광군 전국 4곳의 재보선 투표율은 50.7%를 기록했다.

투표율을 견인한 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3파전이 벌어진 전남 영광이었다. 영광군수 재선거 투표율은 68.2%로 4곳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투표율은 63.2%, 인천 강화군수 보선 투표율은 55.7%로 뒤를 이었다.

영광의 당초 선거 판세는 민주당과 조국당의 각축전 양상이었지만, 진보당이 약진하며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선거 막판에는 각 당 후보 격차가 오차범위 내까지 좁혀졌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광의 높은 투표율은 선거가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각 당의 지지층들이 모두 결집한 결과”라며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독주에 대한 견제가 조국당과 진보당의 지지율로 표출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초미니 선거가 당대표 참전의 빅선거 양상으로 바뀌면서 유권자 관심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앞두고 윤석열정부에 대응할 수 있는 전투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위기감이 민주당 텃밭인 영광 투표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반면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투표율은 43.3%로 4곳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 교수는 “최근 김건희 여사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 여권 전체에 민심 이반을 일으키고 있다”며 “금정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텃밭에서의 낮은 투표율 자체가 여당에 대한 심판 성격”이라고 진단했다. 연일 이어지는 김 여사 의혹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는 재보선 전날 김 여사와 나눈 메시지를 공개하며 막판까지 파장을 일으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공예관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투표하며 선거사무원과 현장 참관인들에게 “수고가 많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고 용산공예관 투표소를 따로 찾아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