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감에 변화 주문한 시민들… “사교육 부담 줄었으면”

입력 2024-10-17 00:47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본투표가 열린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치러진 16일 오전 시민들은 출근길 시간을 쪼개 새벽같이 투표장을 찾았다. 평일에 치러지는 데다 선거 열기도 높지 않아 투표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무관심 속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소중한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교육 현장의 변화와 혁신을 기대했다.

초등학교 5학년생을 둔 정모(40)씨는 이날 자녀의 등교를 도운 뒤 곧바로 서울 서대문구 한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정씨는 “공교육이 튼튼해져 사교육 부담이 줄어들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내 손으로 새로운 교육감을 뽑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임성재(53)씨는 종로구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번 선거는 정치적 문제가 너무 부각돼 상대적으로 정책이 가려졌다. 교육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교육감을 뽑았다”고 말했다.

투표장을 찾은 노년층도 적지 않았다. 광진구 신양초등학교에 차려진 투표소를 찾은 60대 박모씨는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다른 선거는 몰라도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감 선거는 꼭 참여한다”며 “학교 현장과 젊은 세대가 망가지는 것을 더는 두고만 볼 수 없어 한 표라도 보탬이 되고자 왔다”고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벌어진 역사 논란도 투표를 독려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관악구 관악구의회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윤초원(29)씨는 “역사관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알듯 말듯 모호한 내용이 아니라 역사를 분명하게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모(21)씨도 “최근 독도 조형물 철거 등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올바른 역사 인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교권침해 문제에 대한 해법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을 계기로 처음으로 교육감 투표에 참여했다는 김모(31)씨는 “선생님들이 더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했다. 그래야 학생들도 편하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학생이 된 윤혜림(19)씨는 “중학생 때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제 권리를 알게 됐지만, 서이초 사건을 보면서 선생님들이 교권침해로 힘들어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윤예솔 최원준 한웅희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