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현대까지… 오랜 역사 지닌 실학의 발자취

입력 2024-10-18 04:40

‘실학’은 ‘조선 후기 실용과 실질적 개혁을 주장한 실학자들의 학문’ 정도로 알고 있다. 사실 실학은 오랜 역사를 갖는 용어다. 1세기 중국 문헌 ‘논형(論衡)’에 처음 등장했다. 유학 고전에서 간간이 언급되다 송나라 때 성리학 발흥과 함께 왕성하게 쓰였다. 성리학은 혁신의 학문이었다. 성리학자들은 성리학을 진실의 학문이라며 실학으로 불렀다. 실학이 새로운 의미로 거듭난 것은 서양의 압도적인 학문과 기술을 경험한 19세기 중후반 무렵이다. 실학은 우리 역사 안에서 개혁, 진보, 근대성을 상징하는 개념이 됐다.

책은 실학의 역사를 정리했다. 실학의 의미, 고대부터 조선까지 실학을 언급한 학자들, 근대 이후 실학에서 전개된 새로운 의미, 해방 후 실학의 사용, 그리고 실학의 전망 등을 살폈다. 지금은 사라진 조선시대의 실학 논쟁과 실학 관련 용어들을 조명하고, 한중일이 근대에 실학을 어떻게 재구성했는지도 설명한다. 아울러 현대 한국에서 실학이 어떻게 오용되고 있는지와 함께 20세기 ‘우리 안의 근대’를 상징했던 실학이 21세기에 ‘신실학’으로 탈바꿈할 가능성도 짚어본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