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국판 이케아 키운다”… 디자인산업에 1723억원 투입

입력 2024-10-17 01:46
관람객들이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최현규 기자

서울시가 5년간 1723억원을 투입해 한국판 이케아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직접 디자인한 가구를 판매하는 세계적인 가구 기업인데, 시는 이같은 디자인 기업을 서울에서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디자인 기업이 납품 실패 걱정 없이 사업할 수 있게 전국 최초로 손해배상보험도 도입한다.

서울시는 16일 ‘디자인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4대 중점 분야 27개 사업에 5년 동안 1723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생산유발효과 4089억원과 일자리 2346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디자인산업의 투자 대비 매출 효과는 14.4배에 달한다.

시는 먼저 ‘서울형 디자인 스쿨’을 운영한다. 우선 올해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교육을 시작한다. 내년부턴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마포구 서울디자인창업센터 등에서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한다. 국내외 교수진, 전문가 등이 직접 강사로 나선다. 기업과 연계한 실습도 진행한다.

국내 최초로 ‘디자인 기업 안심보험’도 도입한다. 디자인 기업이 시제품 개발 중 파손, 도난, 납품 실패 등이 발생하면 제작비를 60%까지 보장한다. 기업들이 리스크를 최소화한 상황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시는 5년간 1500개 업체를 선정해 보험료 30%를 지원한다.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지만 비용 탓에 망설이는 제조·기술 업체에 디자인 기업도 연계한다. AI드론 전문기업 니어스랩이 시가 지난해 연결해 준 디자인 기업과 함께 출시한 드론으로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는데, 이같은 연계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최인규 시 디자인정책관은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됐을 때 상생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 상생 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5년간 22억원을 투입해 460개 협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디자인위크는 내년부터 한국 디자인산업을 외국 바이어에게 소개하는 국제 박람회로 개편한다. 지금은 전시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데, 앞으로 메종오브제(프랑스), 살로네 델 모빌레(이탈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산업 박람회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행사 장소도 DDP에서 성수, 홍대, 코엑스까지 확장한다.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를 위한 클러스터 3곳(DDP·서울디자인창업센터·성수동 신설 팝업스토어)도 조성한다. 클러스터는 투자 유치용 전시장과 사업 상담 창구 등으로 활용된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