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에서 30여분간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돌발 행동을 선보였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선거가 22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연설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기로 한 결정은 “기괴한 것”이었다며 올해 78세인 트럼프의 정신 건강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14일 저녁(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외의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도중 한 남성이 쓰러져 응급 처치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자 하던 얘기를 중단하고 ‘아베마리아’를 틀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재개된 유권자들과의 문답은 한 여성이 치료를 받기 위해 이동하면서 다시 중단됐다. 밀집되고 흥분된 유세 현장에서는 종종 긴급 환자가 발생한다. 트럼프는 그 뒤로 5분쯤 대화를 이어가더니 갑자기 “더 이상 질문하지 마세요. 음악이나 들어봅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음악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틀어 달라고 연이어 요청했다. 그는 나오는 노래에 맞춰 손을 흔들고 고개를 움직이며 춤을 췄다. 그렇게 39분에 걸쳐 ‘YMCA’ ‘노벰버 레인’ ‘할렐루야’ 등 9곡의 노래를 지지자들과 함께 들은 뒤 연단을 내려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장내가 정리되면 연설을 재개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이후 상황을 어떻게 진전시킬지 한층 불안정한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비꼬며 트럼프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공격했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가 무대에서 몸을 흔드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트럼프는 30분 이상 음악이 흘러나오는 무대에서 정신을 놓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얼어붙었다. 관객들은 행사장에서 쏟아져 나왔다”고 조롱했다.
한편 할리우드 스타 앤 해서웨이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카멀라를 위한 브로드웨이 집회’에서 퀸의 노래를 부르며 해리스 지지를 호소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