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1)씨는 “배달음식이 너무 비싸져서 시켜먹기 점점 부담된다. 마트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먹거리를 주문해 보니 맛도 좋고 가격도 괜찮아서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물가 고공행진 속에 저렴한 음식배달 수요가 늘고 있다. 성장세가 주춤했던 대형마트 3사는 즉석 식품 ‘마트 배송’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3개월(7월 7일~10월 6일) 온라인 델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주문 소비자 수는 34%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마트 직송’이라는 맞춤 배송 서비스를 통해 인기 상품인 ‘당당치킨’부터 김밥, 초밥 등 다양한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였다는 점이 매출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4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혜택도 있다.
중장년층도 온라인 주문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 소비자 매출이 18% 오를 때, 40~50대 매출은 47% 늘었다.
롯데마트의 매출도 급증했다. 지난 7월부터 이달 14일까지 롯데마트 온라인 델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 이상 늘었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과 함께 즉석조리 식품에 주력하고 있는데, 롯데마트몰에서 구매 시 당일 생산·판매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매장에서 조리된 상품은 콜드체인 배송을 통해 오후에 만나볼 수 있다. ‘큰초밥’, ‘큰치킨’ 등이 대표 인기 상품이다.
이마트의 경우도 ‘어메이징 치킨’ 등 1만원 이하 제품들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온·오프라인 합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10월 매출은 12.9% 늘었다.
대형마트는 징검다리 연휴의 영향으로 이달 1일부터 13일 사이 매출 특수를 누렸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합산 매출이 지난해보다 3.8%, 방문객 수는 45.5% 각각 증가했다. 분야별 매출 증가율은 수산 42.7%, 축산 25.4%, 채소 25.2%, 델리(즉석조리 식품) 13.3% 등 순이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0%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수산 매출이 33% 늘었고, 베이커리(29%), 채소(27%), 델리(25%) 등의 식료품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롯데마트도 축산과 수산이 각각 50%와 30%가량 큰 폭으로 늘었고, 델리와 과일 매출도 15%씩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대형마트가 경쟁력을 보인다”며 “온라인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전 연령층에 걸쳐 매출 성장세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