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점검·폰 액정 수리… 특별한 재능을 기부합니다

입력 2024-10-17 01:26
지난 10일 삼성전자서비스 경원지사 소속 엔지니어가 삼성희망디딤돌 경기센터를 방문해 자립준비청년이 거주하는 방에 있는 세탁기에 연무기를 뿌리고 있다(위쪽 사진). 또 다른 엔지니어는 에어컨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아래 사진).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에 있는 삼성희망디딤돌 경남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자립준비청년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은 것은 다름 아닌 ‘버스’였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휴대폰 점검 장비를 탑재한 버스를 현장에 파견했고, 광안·마산·창원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임직원 14명이 자립준비청년들이 사용하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무상으로 수리해줘 인기 만점이었다. 수리비용이 부담돼 액정이 깨진 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자립준비청년이 꽤 많았다. 삼성전자 광안 서비스센터 휴대폰 엔지니어 오가현 프로는 “깨진 액정을 그대로 쓰고 있던 자립준비청년의 스마트폰을 수리해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어느 때보다 뿌듯한 감정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재능 나눔 활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프로가 말한 재능 나눔은 삼성전자서비스 소속 임직원들이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전국 삼성희망디딤돌센터와 함께하는 특별한 봉사활동을 가리킨다. 지난 6월 27일 국민일보 보도를 계기로 구미 서비스센터 직원 사례가 사내에 처음 알려지면서 전국 단위로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다. 지난해 4월 삼성전자 구미 서비스센터의 한 직원이 지인을 통해 근무지 인근에 삼성희망디딤돌센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료들에게 알리면서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해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 후 4회에 걸쳐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가전제품 무상 점검, 벼룩시장 수익금 기부 등 활동을 진행했다. 기사를 접한 임직원들은 “내가 근무하는 지역에는 자립준비청년들이 거주하는 희망디딤돌센터가 없느냐. 내가 나고 자란 지역의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결과 지금은 전국 11곳의 삼성희망디딤돌센터 지역의 인근 서비스 거점 48곳에서 임직원 150여명이 재능 나눔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에서 받은 고객 사랑을 지역에 환원한다”는 게 봉사에 임하는 공통된 마음이다. 전국에 분포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와 지역사회를 연계한 사회공헌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전국 300여곳에서 근무하는 휴대폰 엔지니어, 가전 출장서비스 엔지니어, 상담사가 재능 나눔 활동에 동참해 앞으로 참여 인원을 더 늘린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 소재 삼성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는 삼성전자 아산·천안·두정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임직원 1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여름내 사용한 에어컨을 살균 세척해주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냉장고·세탁기 점검 등을 통해 자립준비청년들의 일상을 보살폈다. 삼성전자 천안 서비스센터 신용천 센터장은 “의례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꾸준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지난 10일 경기센터를 찾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엔지니어들은 가전제품 점검 재능 기부와 함께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고기세트 후원 물품을 기부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8일 삼성희망디딤돌 경기센터에서 재능 나눔 활동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서비스 경원지사 소속 엔지니어 12명은 연무기, 세탁기 클리너, UV 살균기 등 각종 장비를 챙겨와 3시간에 걸쳐 세탁기와 에어컨 점검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경기센터에서 생활 중인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정육식품세트를 후원 물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김은우 삼성전자서비스 경원지사 지원그룹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봉사는 회사나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누군가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삼성전자서비스 직원이라고 해서 가전제품 서비스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6월부터 삼성희망디딤돌 경기센터에서 살고 있는 자립준비청년 한진철(25)씨는 “그동안 사용한 세탁기 통과 에어컨을 깨끗하게 세척해주고 앞으로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해야 하는지도 세심하게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단순 재능기부나 물품 후원을 넘어 자립준비청년과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고향(동향) 선후배의 마음으로 다가갈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먼저 삼성희망디딤돌센터 인근 서비스센터에 재직하는 임직원들이 같은 지역에 거주하며 성장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멘토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정에서 어른이 일상적인 조언을 해주듯 세탁기 사용 방법, 냉장고 음식물 보관 및 관리, 집안 조명 및 전기(멀티탭) 사용 상식 등 실질적인 생활 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또 삼성희망디딤돌센터 수요조사를 통해 자립준비청년들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전국에 분산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서울·인천·수원·대전·광주·대구·부산 등 주요 지역에 심리상담사를 운영하고 있어 전국 11곳에 분산된 삼성희망디딤돌센터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심리 상담을 적시·적기에 제공하기 용이하다. 삼성희망디딤돌 강원센터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인 재능 나눔으로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글·사진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