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육각형 팀’ 몰표… 페퍼·GS칼텍스 ‘언더독 반란’ 노린다

입력 2024-10-17 02:20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1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이 6개월간의 V리그 대장정에 앞서 출사표를 던졌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 올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가운데, 약체로 평가됐던 팀들도 ‘언더독의 반란’을 예고했다.

현대건설은 1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으로부터 몰표를 받아 ‘모든 측면에서 균형이 뛰어난 육각형 팀’으로 지목됐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을 예측하는 질문에서도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에 이어 컵대회에서도 3년 만에 왕좌를 탈환해 최강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리그 전반적으로는 각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양강 구도가 뚜렷했다면 이번에는 대다수 팀의 선수 구성이 달라지면서 봄배구 진출 팀을 가리기 어려워졌다.

V리그 모의고사나 다름없었던 지난 컵대회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흥국생명과 ‘연봉퀸’ 강소휘를 품은 한국도로공사가 나란히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흥국생명은 팀 간판 김연경이 전 경기 출전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1승2패에 그쳐 개막 전부터 우려가 나왔다.

반면 하위권 팀들은 반전을 노리고 있다. 2021년 창단 이래 ‘만년 꼴찌’ 신세인 페퍼가 대표적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인 23연패 불명예 기록까지 썼지만 올 시즌은 분위기가 다르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 모두 1순위 선수를 가져간 데다, 새로 부임한 장소연 감독 체제 아래에서 조직력까지 다졌다.

장 감독은 올 시즌 팀의 키워드를 ‘몽구스’라고 표현하며 “몽구스가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덤비는 파이터 기질을 가진 동물인데, 올 시즌 페퍼도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장 박정아도 “이번에 선수단의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택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쥔 GS칼텍스 역시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주전급 선수가 대거 빠져나가면서 최약체로 분류됐으나, 컵대회 조별리그 3전승을 달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선수단 평균 연령이 많이 낮아진 만큼 한번 불이 붙으면 몰아붙이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며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