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동교회(김주용 목사)는 1894년 연꽃이 예쁘게 피는 연못 옆에 세워졌다고 해서 연못골교회로 불렸다. 미국 북장로교에서 파송된 사무엘 무어(1860~1906) 선교사로부터 시작된 연동교회는 인근에 모여 살던 가죽신을 만드는 사람 등 천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동교육 여성운동 독립운동 등에 앞장서 왔다.
연동교회는 16일 “올해 설립 130주년을 맞아 지역주민의 필요를 챙겼던 신앙 선배들의 유산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연동교회는 반상의 구별이 엄격했던 시대에 천민 출신의 장로를 세웠다. 뿐만 아니라 조양유치원을 비롯해 예수교중학교(현 경신고) 연동소학교(현 정신여고) 등을 통해 교육에도 앞장섰다. 1907년에는 소아회를 설립해 어린이들이 주일 오후 성경을 배우고 찬송을 불렀는데 이는 한국교회 최초의 주일학교다.
연동교회 역사위원장을 지낸 최기식(70) 장로는 “당시 글도 몰랐던 천민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했을까 생각해보면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출발한 것 같다”면서 “교회가 천민의 아픔을 보듬으며 아이들을 깨우쳐야 사회가 변화된다는 의식을 가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연동교회는 130년을 이어오며 담임목사가 8명에 불과할 정도로 분란이 없었으며 그중 절반(함태영 전필순 김형태 이성희 목사)이 교단 총회장을 지냈다.
연동교회는 ‘130년의 은혜를 이웃과 함께’라는 주제로 지난달부터 어린이 청소년 청년 어르신을 위한 축제 ‘YD페스타’를 열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130주년 기념 음악예배를 비롯해 1대 게일 목사와 3대 함태영 목사를 기리며 만든 게일문화상·송암봉사상 시상식을 연다. 필름포럼과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주용 목사는 “연동교회가 긴 세월 한국교회 지역사회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하며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이웃과 나누고 싶다”며 “하나님, 세상, 창조세계 사이에 놓인 다리 역할을 하며 오늘과 내일을 잇는 교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