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민미션포럼 DNA 목회전략 콘퍼런스 패널토의에서는 생명이 실린 복음이 최신 과학 기술과의 화합을 통해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패널토의에는 기조 강연자 레너드 스위트 미국 드루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김병삼(만나교회) 한규삼(충현교회) 이기용(신길교회) 목사가 참여했다. 다음은 토의 내용 전문.
△김병삼 목사=스위트 교수가 기조 강연을 통해 명쾌하게 개념을 풀어줬고 목회와 신앙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해 잘 설명해 주셨다.
△한규삼 목사=사전에 강연 원고를 읽을 때 다소 어려웠던 개념들이 강의를 통해 쉽게 전달됐다. 다양한 AI로 인한 위기보다 이를 활용해 복음의 생명력을 더할 기회로 삼자는 제안이 의미 있었다. 창세기 초반부의 ‘경작하고 지키라’는 메시지를 통해 AI 기술의 위협에 맞서고 공존할 길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진 기술과 복음을 지키는 데서 시작된다는 걸 되새기게 됐다. 무엇보다 AI가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면서 자칫 신격화되고 우리에게 그릇된 메시지를 주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했다.
△이기용 목사=아담 이후 인간이 번성한 것처럼 이번 강의를 통해 AI와 복음의 공존, 번성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AI 에덴동산’을 능히 경작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기회도 됐다. 강연에서 ‘디지털 창세기’라는 개념이 인상 깊었는데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과 함께라면 AI 기술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창세기를 열어갈 수 있다는 담대함을 얻었다. 교회가 세상 기술을 따라가는 데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지만 최신 기술 속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늘어나는 탈인간화 속에서 이들의 마음을 터치하고 이들과 동행한다면 디지털 시대에 복음이 새로운 개척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 AI 기술 발전이 예수를 중심으로 한 진정한 삶의 변화로 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레너드 스위트 교수=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호흡’이다. 기독교인들을 ‘호흡쟁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는 하나님의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존재라는 의미로 우리가 마신 복음의 호흡이 복음으로 나가야 한다.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호흡을 제대로 마시지 못해 악취를 뱉는 경우가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본연의 호흡, 성령의 호흡을 회복해야 하는데 AI 시대에 복음의 영향력을 확산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와 동시에 기술이 지닌 선악의 양면성이 인간사 전체를 관통해 왔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인간사의 모든 기술은 선과 악 양면으로 사용됐는데 이 연장 선상에서 AI도 벗어날 수는 없다. AI를 선용할 길이 분명 있고 반면 누군가 AI에 몰입해 집착한다면 그를 붙잡아 끌어내는 노력을 교회가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AI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물론 AI의 위험성도 분명 있다. 오늘 강연의 목적은 ‘AI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을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AI는 위험성, 무시무시한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하나님이 온 우주의 주인인 걸 인지하고 AI를 복음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과제를 수행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홍해를 가르실 때와 같이 바로 이 순간, 기술의 위협 앞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기억하자.
△한 목사=인간의 죄성과 AI의 어두운 면이 결탁할 때 극복할 방법이 궁금하다.
△스위트 교수=불은 불로 싸워야 하는 법이다. 결국 AI는 AI(알파 지능)인 예수 그리스도로 대적해야 한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에 통용되는 화폐는 말 자체가 아니라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복음의 말씀인 성경이 우리에게 있고 복음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전할 때 AI의 어두운 면을 압도할 수 있다.
△김은호 목사=기술 발전의 파고 속에서 개척교회 성장의 길은 있을까.
△스위트 교수=건물이 먼저 떠오르는 개척이라는 말보다 ‘그리스도를 심는다’는 개념이 확산하길 바란다. 이는 지역 사회에 육신을 입고 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구현하는 데 있다. 예수님이 두 차례 눈물을 흘리셨던 것처럼 지역사회를 위해 목회자가 사랑의 눈물을 흘릴 때 그 눈물을 통해 지역에 사랑을 뿌릴 수 있고 복음의 결실을 볼 수 있다.
△참석자=딥페이크를 활용한 범죄가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 ‘AI 윤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위트 교수=좋은 질문이다. 우리 아이들 안에서 믿음을 다시 자라게 하려면 반드시 AI를 알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다중 복합 세계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무엇인지 제시해야 하고 그리스도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사도 바울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자신 있게 윤리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이 첨단 기술에 상당히 앞서는 만큼 기술의 윤리적 적용에 대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G(유전자 공학) R(로보틱스) A(인공지능) I(IT) N(나노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그레인(GRAIN)’이 미래를 추동하고 기술이 융합되는 세상을 살아갈 때 에덴동산에서처럼 모든 것은 다 되지만 선악과는 안 된다고 한 것과 같은 최소한의,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첫 번째 명령이 ‘먹고 싶은 대로 마음껏 먹으라’인데 마지막 명령도 ‘생명의 물을 마음껏 들이켜라’로 모두 자유를 강조했다. 다만 마음껏 마시라는 명령 속에는 해서는 안 되는 보루가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김 목사=스위트 교수님이 강조하시는 ‘에픽’을 어떻게 사역에 활용할 수 있을까.
△스위트 교수=에픽(EPIC)은 체험(Experiential) 참여(Participatory) 이미지(Image-Driven) 연결(Connected)을 의미한다. 이는 디지털 문화와 함께 사역하는 인터페이스다. 이를 현대 예배에 선하게 적용하기 위해선 선한 운영체계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교회로 다가오는 이유는 여러 외적인 것보다 오직 예수로 인해서다. 우리가 세우는 모든 계획의 중심에는 예수가 있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높일 때 교회의 사역이 힘을 얻는다. MRI를 언급하고 싶다. 이는 선교(Mission) 관계(Relation) 성육신(Incarnation)을 말한다.
정리=장창일 박윤서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