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바이블] 앉다(sit)

입력 2024-10-19 03:07

고대 그리스어 ‘카티조’(또는 카테조마이·자리에 앉히다, 앉다)는 앉아있는 자세를 가리키기도 하고 어떤 위치에 이르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말 신약성서에서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마 5:1, 이하 새번역) “너희는… 이 성에 머물러 있어라”(눅 24:49) “빌라도는… 재판석에 앉았다”(요 19:13) “혀들이…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행 2:3) “바울은… 일 년 육 개월 동안 머물렀다”(행 18:11) “바깥사람들을 재판관으로 앉히겠습니까?”(고전 6:4) “아버지의 보좌에 앉은 것과 같이”(계 3:21) 등에 나옵니다. 영어 성경은 카티조를 싯(sit·앉다, 앉히다, 공적 지위를 맡다)으로 번역했습니다.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씀드린다. ‘선생님, 우리가 무슨 부탁을 드리더라도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대들에게 내가 무엇을 해 주길 바라나요?’ 그들이 대답했다. ‘선생님이 영광을 누리실 때, 우리를 선생님 곁에, 한 사람은 오른쪽에 한 사람은 왼쪽에 앉도록 해 주십시오.’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무엇을 부탁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군요. 내가 마시는 잔을 그대들이 마실 수 있겠어요? 내가 받는 세례를 그대들이 받을 수 있겠어요?’”(막 10:35~38, 새한글성경)

우리도 자주 야고보와 요한처럼 영광스러운 자리에 연연합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