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잇던 육로 완전히 끊겼다

입력 2024-10-16 00:10 수정 2024-10-16 00:10
북한이 15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하는 장면이 군 CCTV에 잡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은 오늘 정오쯤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영상 캡처

북한이 15일 남북 협력의 상징인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우리 군이 폭파 준비 정황 포착 사실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북한이 지난 8월 경의·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데 이어 도로까지 폭파하면서 남북을 잇던 육로는 실질적으로 완전히 끊겼다. 북한이 ‘영구적 국경 차단 및 요새화’ 선언의 실천에 들어간 것이다.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접어들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이날 정오쯤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이후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사전 경고가 없었으며, 상당량의 비산물이 MDL 이남으로 낙하했다는 것이다. 합참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공조하에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파는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MDL에서 북쪽으로 10m가량 떨어진 국경 바로 인근에서 진행됐다. 단절 조치 천명 이후인 지난 10일부터 곡괭이와 삽을 든 인부들이 100여명씩 매일 현장에 투입됐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어마어마한 양을 폭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늘 (상황을) 보니 보여주기식 쇼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북한이 원하는 것은 대내 결속 강화”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이 2020년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선전 도구로 활용한 것과 유사한 패턴이라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폭파한 도로에 우선 남북 간 차단을 나타내는 콘크리트 방벽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제 남북을 잇는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정도만 남게 됐다.

통일부는 “북한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는 남북합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매우 비정상적 조치”라며 “남북 철도·도로 폭파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인기 평양 침투’ 사태와 관련해 전날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해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기구는 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유사하다. 한편 경기도는 북한의 대남 위협 수위가 높아지자 대북전단 살포를 차단하기 위해 파주와 김포, 연천 3개 시·군, 11곳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했다.

박민지 이택현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