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는 이날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와 함께 대한노인회 부산 금정지회를 비공개로 방문했다. 이후 금정구 중앙대로 사거리와 장전역 일대를 돌며 자정 무렵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차에 오른 한 대표는 침례병원 정상화 등 윤 후보의 대표 공약을 거론하며 “금정구민의 마음에 맞게 당을 쇄신하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김영배 의원은 금정을 위해 최선 다하다가 뇌출혈로 돌아가신 전 구청장을 모욕했다”라며 “그건 여러분을, 금정구를, 부산의 진심을 모욕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가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다. 특히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지난 6일 이후로는 사흘 간격으로 세 차례 잇따라 금정 지원유세에 나섰다. 한 대표는 “우리는 금정에 진심이고 6번, 60번, 600번이고 얼마든지 올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금정 선거에 ‘올인’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등 박빙이라는 판세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의료공백 장기화 등 연이은 악재로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지경까지 몰렸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비교적 조용하게 선거 운동을 마무리했다. 지도부 차원의 지원사격 대신 각 시·도당과 후보자 캠프를 중심으로 투표 전날을 보냈다. 앞서 네 차례 금정구를 찾았던 이 대표는 이날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대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차 심판의 날’이 하루 남았다”며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한 채 민심을 거역하는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일깨울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16일 본투표 결과에 따라 여야 희비는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국민의힘으로선 금정이 ‘사수 대상 1호’다. 각종 악재를 돌파하고 승리를 거둔다면 한 대표의 당내 입지 강화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내줄 경우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뿐더러 야당의 대여 공세 또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약진으로 3파전 구도가 형성된 영광 선거 결과에 따라선 야권 지형이 흔들릴 수 있다. 민주당으로선 지난 총선 전부터 흘러나왔던 호남 민심 이반론이 자칫 굳어질 위기기도 하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공표되는 조사보다는 체감 민심이 더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곡성과 영광을 차례로 돌며 막판 집중 유세를 폈다.
송경모 기자, 부산=정우진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