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똑똑한 체하는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힘없는 어린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함을 말씀합니다. 이 말씀을 비춰 보면, 하나님 나라는 지식만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즉 하나님 나라는 마음으로 느껴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백부장이 하인의 병을 고쳐 달라고 예수님께 간청할 때 하나님을 제대로 안다는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백부장의 집을 방문하셔서 그 하인에게 안수하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관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백부장은 자신은 이방인이고, 성경 지식은 미약하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갖춘 예수님께서는 말씀만으로 그곳에 가지 않고도 병을 낫게 하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는 지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깨닫는 자에게 열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깨달음에 대한 인식의 초점은 ‘내 지식’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도록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맞춰져야 합니다. 인식의 초점이 ‘나’가 아니라 ‘하나님’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윗도 감사함에 대한 인식의 근원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대상 29:14) 모든 삶을 돌아보니 하나님께서 도우시고 채우시며 인도하지 않으신 것이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다”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진정한 믿음이 생길 수 없습니다. 즉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로 생겨나는 것인데, 그 감사함이 바탕이 돼야 하나님의 은혜임을 제대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믿음과 감사는 같이 갑니다. 내가 날마다 죽으려면 감사하는 마음이 바탕에 흐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면 자아가 내 마음에 자리를 잡을 틈이 없게 되기에 내가 죽고 하나님께서 내 안에 사시게 됩니다. 그러므로 감사함이 내 저변에 항상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은 믿는 우리가 믿음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소한 해야 할 필수적인 것들입니다. 이 세 가지 노력도 없이 하나님 은혜만을 바라보는 것은 문밖에 서 계시는 주님께 문을 열어드려야 하는데, 최소한 그 정도의 노력조차도 없이 성령 충만함만을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욥은 한순간 자식과 재산, 명예 등을 잃고, 아내마저 등 돌린 처참한 상황을 맞이했는데도 하나님을 찬송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욥 1:21) 바울도 하나님께 자기 육신의 가시를 제거해달라고 세 번이나 간청했음에도 거절당하자, 자만하지 않게 하려는 하나님의 뜻임을 깨닫고 크게 기뻐하며 자랑했습니다. 육신의 가시가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계신다는 증거임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이처럼 감사는 ‘하나님을 기억하는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 열 명을 고쳐주셨지만, 사마리아인 한 사람만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예수께 돌아와 그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습니다. 나머지 아홉 명은 하나님을 기억하는 마음이 잠깐이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으로부터 커다란 축복을 받았지만, 그 축복을 오래 기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감사는 하나님을 기억하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하나님을 항상 기억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예수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박순형 목사(남양주 필리아교회)
◇필리아교회는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른다’를 교회 비전으로 교회 이름대로 이웃을 섬기는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