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한강, 포니정 시상식 갈까… 공개석상 첫 소감 관심

입력 2024-10-15 01:02
시민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개장시간에 맞춰 작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지난 10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3대 대형서점에서 한강의 책은 80만부 이상 판매됐다. 연합뉴스

모두가 한강 작가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육성으로 듣고 싶지만, 두문불출하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서다.

한강 작가의 첫 공식 행보는 이르면 17일이 될 전망이다.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17일 열리는 이 시상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외부 시선이 부담스러워 대리 수상을 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12월 10일 예정된 노벨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일절 외부 노출을 하지 않고 있다. 수상 기념 기자회견도 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그의 작품들을 출간한 국내 출판사들이 합동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작가가 극구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출판사들을 통해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현재로서는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이 작가의 첫 공식 행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포니정 재단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이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14일 한강 작가가 예정대로 이 시상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작가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면 불참하거나 대리 수상자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한강 작가가 이 시상식에 불참하면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작가는 노벨상 시상식까지는 노벨상 수락 연설문 작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은 작가가 자신의 문학세계 전반을 정리하고 문학적인 경험과 고뇌, 사회와 작가의 관계, 문학과 역사의 상호작용 등을 언급하며 자신의 문학과 세계문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는 자리다.

한강 작가는 이 연설에서 그간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 문제의식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근대문명과 국가의 가공할 폭력과 억압, 그에 따른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통,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등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또 노벨상 시상식이 스웨덴에서 열리는 만큼 평소 자신의 문학에 큰 영향을 준 작가로 지목해온 스웨덴의 아동문학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공개된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도 린드그렌을 ‘어린 시절 영감을 준 작가’로 꼽았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