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김여사 라인 존재 안돼”… 용산 “오직 대통령 라인뿐”

입력 2024-10-15 00:1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대통령실 인사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 내부에 김 여사의 측근 그룹이 존재함을 시사하며 인적 쇄신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공적 업무 이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여사 라인’ 거론 자체를 유언비어로 규정하며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를 앞두고 김 여사 관련 문제를 대하는 양측 인식의 간극이 재차 확인되면서 독대 성과에 대한 회의론도 이미 고개를 들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 발언은 ‘김건희 여사 라인’을 말한 것이냐”는 질문에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잖느냐”고 답했다. 한 대표는 “그런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언론이 기정사실화하면 국정 신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한 대표의 김 여사를 향한 압박 발언들에 침묵을 이어오던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비선 조직은 없다”고 반박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해 “인적 쇄신? 뭐가 잘못된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이야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거나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여사 라인’ 의혹은 김 여사와 가까우며 본인 업무 이외의 분야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들이 있어 왔다는 의혹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이러한 이들이 최소 7명, 많게는 10여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한남동 라인’이라고도 부른다. 다만 한 대표는 ‘여사 라인’의 면면이나 숫자를 특정하지 않았다. 그는 “‘한남동 7인방’에 대한 쇄신 요구냐”라는 질문에 “7명이라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여사 라인’ 공방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다음 주 만난다는 소식이 공개된 직후 벌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오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16일 재보궐 선거 이후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 주 초, 빠른 시일 내에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다만 ‘독대’라 하지 않고 ‘면담’이라고 말해 배석자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경원 이종선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