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공격을 명분으로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에 난입했다. 유엔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스라엘 전차 2대가 레바논 남부 평화유지군 기지의 정문을 파괴하고 강제로 진입했다”며 “전차가 떠난 뒤에도 기지 근처에서 연막탄이 발사돼 15명의 평화유지군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이 CCTV 같은 평화유지군 장비에 총격을 가하는 등 고의 공격 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평화유지군이 표적이 돼선 안 된다”며 “이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한국 등 40여개국도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후퇴 중 벌어진 의도치 않은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난달 평화유지군 주둔지 근처에서 발사된 로켓과 미사일로 인해 2명의 이스라엘군이 숨졌다”며 “이번 작전은 정당하다”고 강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평화유지군 부상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안전을 보장하는 명백한 방법은 위험 지역에서 벗어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평화유지군 기지 근처 터널을 공개하며 “헤즈볼라의 무장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시설·장비가 헤즈볼라 자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중부 골라니 여단 훈련캠프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병사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