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반 성오염 운동 현장에서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고령의 투사가 있다. 바로 바른문화연대 대표인 하숙란(79) 사랑의교회 권사다. 하 권사는 비교적 나이가 많음에도 그 누구보다 현장에 특화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가장 좋은 두 가지, 즉 신앙과 건강을 물려받아 아무런 문제없이 수많은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하 대표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활동가들도 그의 활동량에 감탄할 정도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만난 하 권사는 무엇보다 다음세대의 성오염과 공교육의 붕괴를 염려했다. 자신이 받아온 교육 및 삶의 환경과 너무도 상이한 잘못된 현실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고백했다. 옆에는 뜻을 함께 하는 수많은 성도들과 학부모들이 있었다.
1인 피켓시위, 토크콘서트 등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교육계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 불리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기여하기도 했다. 아울러 성오염에 무관심했던 성도들과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하는 성과도 거뒀다. 하 권사는 성도들이 교회 안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밖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사회적 이슈들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또 다른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령임에도 반 성오염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활동하게 된 계기는.
“수년 전 토요일 새벽 기도회에서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로부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의 문제점 등에 대해 듣게 된 이후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교회 주변에서 피켓 활동을 통해 성도들에게 성오염의 실상을 알리게 된 게 활동의 시작이었다. 동성애 동성혼 교과서 범람 등 일련의 상황들이 제가 자랐던 지난 날과는 너무 달랐기에 용납하기 어려웠다. 특히 우리 자녀 세대를 이렇게 방치해선 안된다는 저항감이 오늘의 길거리 투사가 될 수밖에 없게 만든 배경이다. 나 자신의 유익에 앞서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랐다. 이것은 반드시 우리 어른세대가 대처해야 한다는 신념과 사명으로 마음이 불탔다.”
-주로 수행한 활동은 무엇인지.
“여러 집회나 포럼 등에 빠짐없이 힘을 보탰지만, 무엇보다 제가 앞장선 것은 성도들과 학부모들을 모아 교육청 등 다양한 곳에서 1인 피켓시위를 주도한 것이다. 뜻을 함께 하는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하기도 했다. 시민들에게 문제점을 제한없이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이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갈수록 참여도 및 관심도가 높아졌다. 수많은 학부모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하얀 도화지같은 우리 아이들 마음에 독약을 집어넣는 잘못된 성교육에 대한 완강한 거부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학생인권조례로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는 잘못을 지속적으로 성토함으로써 결국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이끌어내는 성과도 올렸다.”
-거리에서 느낀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지.
“우선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잘못된 언행과 팬덤 등이 일반 국민들의 의식 속에 파고들어 옳고 그름의 분별력과 방향성을 상실시키는 것 같다. 지도자가 지녀야 할 올바른 가치 체계가 모호해져 다음세대 교육 현장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결국 학교 공교육의 붕괴로 연결되고 있다고 본다. 순간을 자극하는 호기심만 팽배해 가는 것이 오늘의 교육 현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은 가정이다. 그러나 핵가족화 된 가정에서 부모의 올바른 밥상머리 교육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를 타개해야 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첫째도 교육이고 둘째도 교육이다. 성경적 가치에 기반해 진정한 도덕과 윤리 예절교육이 선행돼 먼저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학교 교육과 더불어 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인들이 성전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회 밖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사회적 이슈들에 교인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해야 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한 명의 성도로서 하나님 나라와 교회 활동이 우선이다. 다만 똑같은 지향성을 갖고 있는 성도들과 함께 문화를 타고 들어오는 세속적인 잘못들에 지속적으로 저항해 나갈 것이다. 비단 교육 현장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 동성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판결이라든지 성전환 없는 성별정정 허용 등의 사법적극주의 문제도 있다. 잘못돼 가는 여러 외적 상황들에 민감하게 대처해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만들고, 다음세대를 올바르게 이끌어가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여러 시민단체 및 목회자들과의 교류와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