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한다며 8개 포병여단을 사격대기태세로 전환했다고 한다. 무인기가 다시 한번 출현하면 선전포고로 여기겠다는 위협도 했다. 취약한 체제 내부를 결집하고, 주민을 통제하기 위해 긴장을 조성하고 활용해 왔던 북한 행태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으나 군은 철저히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무모한 도전객기는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이다’라는 제목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를 14일자 1면에 실었다. 인민군 총참모부가 휴전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고, 무인기를 발견하면 즉시 타격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는 소식 역시 1면에 게재했다. 이미 남측으로 10여 차례 무인기를 보내고, 쓰레기 풍선까지 계속 보내고 있는 책임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위협을 이어간 것으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이처럼 무인기와 대북 전단 이슈를 선동하는 배경에는 남한을 적으로 각인시켜 김정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폭파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활동을 전개 중인 것도 이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담화 중에는 “한국 군부깡패들은 경거망동을 삼가야 한다. 속히 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 행위의 재발 방지를 담보해 나서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상황의 추가 악화를 원하지 않으니 무인기가 다시 침투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사실상 우리 정부에 요청한 셈이다. 북한의 연이은 위협이 결국 내부 결집용 긴장 조성 혹은 우리 사회 내부의 불안감과 혼란을 조성하려는 목적일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다행히 우리 국민은 아무런 동요 없이 일상에 임하고 있고, 휴전선 접경지역 주민들도 “북한 위협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 않나”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경계를 느슨히 할 수는 없다. 국지 도발이나 핵실험 등을 위한 명분 축적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군은 한 치의 허점도 보이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미 예하부대에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했다. 북한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과 동시에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상황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남북 모두 군의 긴장이 높아져 있는 만큼 사소한 실수나 상황 오인이 북의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