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13일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가 ‘범보수’로 분류되는 윤호상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가 전날 진영 내 완전한 단일화에 성공하자 위기감을 느낀 조 후보가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윤 후보가 이 제안을 사실상 거절해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는 이뤄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조 후보 캠프는 이날 “보수진영 역시 단일화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서울시민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조 후보도 이날 자신의 SNS에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 사진을 올렸다.
진보진영으로 분류된 최보선 후보는 지난 12일 사퇴하며 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는 진보진영에서 정 후보 1명, 보수 진영에서 조 후보와 윤 후보 2명이 출마한 상황이다. 보수진영의 표가 갈릴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앞서 조 후보는 지난달 보수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에서 단일화 후보로 추대됐다. 당시 통대위는 윤 후보를 두고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진보진영이 완전한 단일화를 이루면서 조 후보 측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 측도 이날 윤 후보에게 “비상식적인 퇴행, 친일교육과 역사 왜곡에 맞서야 한다”며 정책연대를 제안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두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윤 후보 캠프는 논평을 내고 “두 후보의 제안을 들었지만 그동안의 기조를 변화시킬 만한 결정적 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진영 간 치열한 단일화 논의가 이어졌지만 지난 11~12일 진행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8.28%에 그쳤다. 다만 투표소에는 미래세대 교육의 방향을 고민하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수진영 유권자들은 ‘변화’를 강조했다. 지난 12일 영등포구의 사전투표소를 찾은 진모(37·여)씨는 “조희연 전 교육감이 서울교육의 수장을 맡은 지난 10년간 교육의 변화가 없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두 아이를 키운다는 진씨는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지나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유권자들은 ‘학생인권조례’나 ‘역사교과서’ 이슈에 집중했다. 김모(28)씨는 “고민할 여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학생인권조례나 역사교과서에 있어서 왜곡된 견해를 가진 후보가 있어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감을 뽑았다”고 말했다.
정치 성향이 없다는 30대 여성 곽모씨는 “미래에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아이들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감 선거라 더 중요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본투표는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김승연 최원준 한웅희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