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차녀 결혼식서 조우… 재계총수 총출동

입력 2024-10-14 03:1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최민정씨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결혼식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 위부터) 등 재계 총수가 총출동했다. 윤웅 기자, 뉴시스

‘세기의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둘째 딸 결혼식에서 만났다. 이혼 후 처음 대면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자리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차녀 최민정(33)씨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34)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은 삼엄한 경비 속에 약 3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경호원들은 비스타홀 입구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하객 명부를 들고 차량 번호와 신분을 확인한 뒤 들여보냈다. 예식은 신랑 황씨에 이어 신부 최씨가 최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홀로 식장에 들어서며 진행됐다. 주례 없이 신랑과 신부가 결혼을 기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었다.

‘군’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부부의 인연을 알려주듯 식에 앞서 한·미 전우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객석 뒤편에는 미국 전통 의식에 따른 빈 테이블도 마련됐다. 미국 해병대 장교인 황씨는 최씨와 미국 워싱턴DC에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고, 최씨는 2017년 제대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 5월 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이후 자녀 혼사에서 처음으로 마주했다. 둘은 오전 11시쯤 식장에 각자 도착해 밝은 표정으로 하객과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SK 측에서는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친인척과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노 관장의 동생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도 자리했다.

재계 총수와 정·재계 인사도 총출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도 초청장을 받았으나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