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5] “다음세대는 우리보다 훌륭… 기성세대는 디딤돌 역할해야”

입력 2024-10-15 03:06
여의도순복음교회 청소년학원선교회 회장을 역임한 전영상 공간이야기 대표가 지난 2일 교회 세계선교센터에서 다음세대 멘토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청년세대 다음세대는 항상 우리보다 훌륭해요. 더 발전적이고 더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요. 만일 부족해 보인다면 그건 기성세대의 잣대예요. 우리의 편견인 거죠. 기성세대는 미래세대가 시행착오를 줄이고 방황 시기를 단축할 수 있도록 디딤돌 놓는 것에 주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영상(73) 공간이야기 대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청소년학원선교회 회장을 역임했다. 2012년 선교회 회장 시절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멘토링해 돕는 사역인 ‘컴패니언’을 시작했다. 컴패니언(companion)은 영어로 동반자, 친구란 뜻이다. 멘티는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출신은 물론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아이들이 대상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멘토를 연결해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거나 사회에 나갈 때까지 만남을 유지한다.

멘토는 대학생, 회사원, 강사, 사회복지사 등이 맡았다. 멘토가 되려면 우선 양성 과정 16시간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멘토 서약서, 담임목사 추천서, 범죄조회 동의서 등을 제출한다. 멘토는 무엇보다 멘티 아이들의 가치관, 자존감, 내면의 변화 등을 끌어내기 위해 오래 참고 기대려 줄 수 있도록 신뢰 관계를 형성할 의지가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멘티로 선정되면 아이들은 동성의 멘토 선생님과 1대1로 한 달에 최소 두 번 이상 만남을 가졌다. 혼란기의 십대 청소년들에게 멘토들의 경험과 지혜를 제공하면서 장기적으로 관계를 이끌어 첫 대학 등록금을 제공할 때까지 삶 자체를 이끌어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세계선교센터에서 만난 전 대표는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고민하다가 장학금을 전하는 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것보다는 실질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 멘토링을 구체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질을 넘어 관계 그 자체를 나누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았지만, 수년에 걸쳐 90여명의 멘티가 120여명 멘토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그러던 가운데 전 대표는 학교밖 아이들에게 더 집중하게 된다. 서울 구로구의 한 상가에 상담 시설을 설치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말썽꾸러기로 찍혀 겉도는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돌보기 시작한다.

“담배 피우는 아이들에게 상담을 조건으로 모이게 했습니다. 전문 상담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학교 선생님 다음으로 부모님을 싫어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보다 부모님이 문제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학교밖 아이들의 엄마들로 상담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엔 이 아이들과 함께 ‘80일간의 세계일주’란 제목의 80m 벽화 작품을 함께 그렸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상담 시설은 중단됐지만, 재개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전 대표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지하철 발전소 건설 등의 일을 했다. 10여년 전에는 초중고 교육 시설 리모델링 업체인 공간이야기를 창업해 대표직을 맡고 있다. 30대 대기업 직장인이던 시절 조용기 목사의 말씀을 통해 회심하게 된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직을 은퇴한 지금도 청소년학원선교회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전 대표는 스스로 학창시절에 대해 “울퉁불퉁했다”고 표현했다. 교실보다는 당구장이 친근했었다는 그는 “아이들을 믿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기에 삐뚤어진다고 벽안시하고 낙오자 취급하는 건 안 됩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생각하는 크리스천들부터 다음세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사랑을 나눴으면 합니다. 기성세대가 다음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감춰진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재능 자질 소질 적성 열정 꿈을 찾아서 실천에 옮기도록 돕는 일을 계속했으면 합니다.”

전영상 대표가 추천한 다음 인터뷰이 서충자 목사
“사랑지역아동센터 통해 밝은 청년으로 키워내”

전영상 공간이야기 대표는 갓플렉스(God Flex)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서충자(70) 당진주님사랑순복음교회 목사를 추천했다. 전 대표는 서 목사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사역하신 후에 10여년전 충남 당진으로 내려가 교회를 개척하고 사랑지역아동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 대표는 당진 사랑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 아이들을 정성과 사랑으로 돌보며 주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운영하는 서 목사에 대해선 “재정이 어려워 당진 시내에서 꽃가게를 하거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등 힘들게 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도 누구보다 아이들을 맑고 밝게 청년세대로 키워내는 분”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연말 후원 행사 등을 통해 당진 사랑아동센터 아이들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다시 고등학생에서 청년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구김살 없이 자라난 아이들을 통해 “서 목사의 사랑의 손길이 아이들을 밝게 자라게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